[이사람] 노연홍 청장 “식약청 新오송시대 시너지 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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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0-10-25 00:00
입력 2010-10-25 00:00
노연홍(55)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얼굴에는 설렘과 걱정이 교차했다. 다음 달 4일부터 2개월에 걸쳐 진행될 충북 오송으로의 이사를 앞두고 있어서다. 노 청장은 지금을 ‘발전을 위한 과도기’로 규정했다.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새로운 일을 하려면 처음에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불안감이 늘 생기기 마련”이라며 오송 이전으로 발생하는 제반 문제점들을 ‘산모의 진통’인 양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오송시대’의 ‘초대 청장’으로 기록될 그는 “2020년까지 식약청을 세계 5대 선진기관으로 올려 놓을 수 있도록 기본에 충실한 식약청, 존경받는 과학행정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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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연홍 식품의약품안전청장
노연홍 식품의약품안전청장
→‘신(新)오송시대’ 를 맞아 식약청의 가장 큰 변화는.

-‘시설의 선진화’를 들 수 있다. 현재 식약청 건물과 시설이 매우 낙후됐는데, 오송으로 이전하면 최신식 시설을 갖추게 돼 안전성도 더욱 향상될 것이다. 특히 50여개 제약회사도 함께 가고 첨단의료복합단지가 건설될 예정인데, 연구자·산업체·병원 그리고 행정기관 등이 이렇게 한꺼번에 집적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일이다. 이들의 시너지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발휘될 것이다. 또 최근 식약청 내 ‘사내커플’이 늘어나고 있는데 오송 이전이라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전을 앞둔 직원들의 불만은.

-식약청 직원들의 주거·교통·자녀교육 문제가 가장 핵심이었다. 이와 관련해 설명회도 갖고, 민원청취를 했다. 온라인에 ‘오송복덕방’을 운영하면서 공무원 임대주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데 주력했다. 또 주택 취득·등록세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서울 출퇴근 직원을 위해 KTX 비용을 50% 이상 할인받을 수 있도록 협의가 됐다. 자녀 교육문제와 관련해서는 충북교육청과 협의하고 있다. 학교 전·입학도 특례입학이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또 학교의 범위를 오송에서 청주, 조치원, 천안, 대전까지 확대하면 교육여건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결혼 적령기 젊은 여성들이 가장 큰 타격이라는데.

-맞다. 식약청의 미혼 여직원들은 흔히 말하는 ‘스펙’이 굉장히 좋아 신붓감으로도 경쟁력이 있다. 그런데 지방으로 이전하면 좋은 배우자를 만나기 어려울까봐 고민이 많다. 아무래도 서울보다는 지방에 남자가 적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같은 생각은 지나치게 서울중심적인 생각이라고 본다. 물론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식약청에서처럼 전문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

일부 언론이 오송 이전에 따른 식약청 직원의 유출을 지적하는데 사실무근이다. 올해 정규직 27명, 비정규직 267명이 퇴직했다. 그런데 지난 3년간 연평균 퇴직자수가 정규직 40명, 비정규직 300명이었다. 올해 퇴직자수는 오히려 지난 3년 평균보다 낮다.

→근무형태는 어떻게 바뀌나.

-식약청은 실험·분석 등 과학행정을 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유연근무제’를 적용하기에 용이하다. 재택근무, 요일선택제 등을 도입하고 스마트워킹(Smart Working) 시스템을 갖춰서 서울식약청 등에서 할 일이 있으면 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요일선택제는 평일에 2~3시간 오버타임 근무한 뒤 하루를 빼는 방식이다. 어차피 미래 근무환경이 그런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사하는 데 문제는 없나.

-이사가 제일 걱정이다. 고가의 의료기기, 미생물, 실험장비, 실험동물, 각종 화학·방사능물질 등 조심스레 다뤄야 할 짐들이 정말 많다.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제독, 제균도 해야 하고 옮긴 후 기기, 물질 등의 유효성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이삿짐을 옮길 때 상황에 맞게 경찰에 호위를 부탁하는 등 대책을 꼼꼼하게 세우고 있다. 다음주부터 모의훈련도 한다. 모든 이사를 완료하는데 50일에서 최대 두달이 걸리고, 정상화까지는 석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그때까지는 ‘서울·오송’ 이중시스템으로 운영해야 한다.

→국회 등 서울 업무가 많은 편인데.

-서울 목동에 있는 서울식약청에 청장실이 마련된다. 아무래도 청장과 함께 있으면 서울청장이 많이 부담스럽고 불편하실 것이다. 그래서 청장 전용 사무실을 만들지 말라고 했다. 잠깐 동안 업무만 볼 수 있는 회의실처럼 된 융통성 있는 공간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청장은 오송에 있는 것이 원칙이다. 최대한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화상회의도 하고 무선인터넷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결재도 할 생각이다. 중요한 일은 대면을 하더라도 웬만한 일은 전화·이메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식약청의 미래비전은 무엇인가.

-우선 기타 부처 등과 떨어지게 됐는데 지리적인 거리감이 실질적인 거리감으로 다가오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미래발전계획도 다시 세웠다. ‘희망미래 2020’인데, 2020년까지 세계 5대 선진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세계 10대 기관에서 5대 기관으로 목표를 올려 잡았다.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도 개최하는데 세계 5대 기관 되지 말란 법 없지 않나. 새로운 CI는 현재 완성단계다. 오송에 가면 식약청의 미래비전을 대외적으로 선포해 구성원 간 결속력도 다질 것이다. 구호에만 그치지 않도록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나가겠다. 최종안은 11월 중순 공개할 예정이다.

안석·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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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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