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제2차관 인사에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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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0-10-26 14:21
입력 2010-10-26 00:00
 외교통상부 당국자들은 26일 민동석 제2차관 내정자와 전충렬 기획조정실장 내정자 등 고위직 인사발표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

 우선 민 내정자는 3년 가까이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고 전 내정자도 행정안전부 관료 출신인 만큼 특채파동 이후 국민적 신뢰가 떨어진 외교부를 객관적 입장에서 제대로 쇄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민 내정자가 외교부 밖에 있었기 때문에 외교부가 관계부처나 국민들로부터 받는 지적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며 “민 내정자가 조직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제2차관 인사에는 김성환 신임 장관이 취임한 직후부터 내세운 ‘공정인사’에 대한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민 내정자는 한국외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외교부 차관에 발탁됐고 정무보다는 통상파트를 주로 근무했기 때문에 주류에서 벗어난 인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북미라인’ 등 특정보직 인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통상교섭본부와 지역국 등 기존 외교부 조직의 일체성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당국자는 “정치력이 강한 인물보다 민 내정자가 오는 것을 환영한다”며 “성실하게 평생을 산 사람으로 나무랄데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통상교섭 전문가가 제2차관에 발탁한 것은 외교부가 앞으로 경제 분야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민 내정자가 조직쇄신 등 산적한 현안을 제대로 풀어갈 수 있을지 걱정하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당장 민 내정자가 현 정부 초기인 2008년 쇠고기 협상을 주도한 배경을 놓고 ‘보은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민 내정자가 미국과 쇠고기 협상을 타결한 뒤 ‘국민의 건강권을 져버렸다’는 엄청난 비난 여론에도 소신을 지킨 것에 대한 보답으로 차관에 발탁된 성격이 강하다는 곱지 않은 시각이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외교부 개혁을 강조하는 최근의 상황에서 ‘개혁의 의미’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또 통상교섭 분야의 전문가가 인사 등의 정무적 업무를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제기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들이 대체로 민 내정자의 발탁에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인사 및 조직을 총괄할 전충렬 내정자에 대해서는 행안부 관료가 차기 기조실장으로 올 것이라는 게 기정사실이었고 철저한 조직의 변화를 위해서는 외부인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향후 쇄신작업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아울러 제2차관이 내부인사로 결정됨에 따라 내달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까지 유임된 신각수 제1차관의 후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장관이 차관 중 한 자리는 교수를 비롯한 외부인사를 임명하려고 적임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일단 제1차관에는 외부인사가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지만 기조실장을 외부에서 기용한 만큼 외교1차관에 내부인사가 발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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