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포커스] 정부 외청 장수국장 물갈이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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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0-12-15 00:36
입력 2010-12-15 00:00
정부 외청에도 ‘장수 국장’의 물갈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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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가까이 한 자리에 머물러 ‘장수 국장’이 조직의 활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서울신문 8월 19일 1, 5면>을 받았던 조달청에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14일 조달청에 따르면 유재보(52·기술고시 15회) 차장이 용퇴를 선언했다. 유 차장은 지난해 10월 부임한 뒤 14개월 만에 조직 활력을 내세워 30년간의 공직생활을 정리한다.

덩달아 조달청의 분위기가 긴박해지고 있다. 유 차장의 용퇴는 인사 개혁의 ‘신호탄’으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 차장은 2006년 2월 고위공무원에 임명된 뒤 3년 7개월 만에 차장으로 승진했다. 전체 고위공무원 재직기간이 5년이 안 된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김희문(57) 전자조달국장이 고위공무원 승진 15개월 만에 용퇴했다.

1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참 국장들이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연말을 전후해 몇몇 장수 국장이 옷을 벗을 것이라는 소문도 나돈다.

지난 4월 취임한 노대래 청장의 첫 인사를 앞두고 있어 장수 국장들의 심정은 더욱 좌불안석이다. 노 청장은 취임 후 조달행정의 변화를 설파하며 간부들의 전문성을 강조해왔다. 후임 차장은 노 청장의 조달행정 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강한 추진력을 갖춘 인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고위공무원 승진은 비고시 출신 중에서 발탁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장급 10명 중 비고시가 전무해 사기 진작 및 형평성 차원에서 힘을 얻고 있다. 고위공무원 승진과 함께 단행될 국장 인사도 상당수가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직 국장 대부분이 자리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간부는 “신임 차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임명 후 국·과장 인사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노 청장이 재임 8개월간 간부들의 업무 능력과 전문성을 파악한 만큼 이번 인사에서 제 색깔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청사의 다른 기관들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계약직 고위공무원(가급)인 국립산림과학원장에 고위공무원 3명이 도전장을 냈다. 지난번 공모 때 본청 국장 및 지방청장이 단 한 명도 응모하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산림청은 고위공무원 평균 재직기간이 60개월을 훌쩍 뛰어넘는 등 장수 국장이 많은 기관으로 꼽힌다.

대전청사 관계자는 “정년이 보장된 직업공무원이라 기관장이 ‘사퇴’를 종용할 수는 없다.”면서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예상 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2010-12-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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