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간부가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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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1-05-12 00:40
입력 2011-05-12 00:00

고용부 사무관 승진 시험 8시간 역량평가 전면시행

현장의 초동조치가 정책 전반의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정부가 초급간부인 사무관(5급)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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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올해부터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사무관 승진시험에 고위공무원과 마찬가지로 8시간의 역량평가를 전면 도입한다. 관세청과 서울시가 이미 부분적으로 사무관 역량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농협 등 민간기업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11일 고용부에 따르면 오는 9~10월에 예정된 6급 직원의 승진 시험은 기존의 객관식 시험이 없어지고, 중앙 부처 중에 처음으로 역량평가가 전면 도입된다. 고용부는 매년 평균 40명의 사무관을 승진·선발해 왔다.

●5급 승진 대상도 5배로 확대



지난해까지는 승진 인원의 2.5배에 해당하는 대상인원 중 객관식 시험과 근무평가를 통해 사무관을 선발했지만 올해부터 대상인원을 5배로 늘리고 근무평가와 함께 역량평가를 보게 된다.

역량평가는 승진대상자 1인당 8시간 동안 진행되며 ▲처리되지 않고 쌓여 있는 서류들에 대해 업무처리 방향·추진계획을 설계하는 ‘서류함기법’ ▲‘집단토론’ ▲기자의 정책 비판을 방어하는 ‘역할수행’ ▲모의과제에 대한 ‘발표’ 등으로 이뤄져 있다. 현재 승진대상자를 대상으로 역량평가 사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객관식 시험은 업무시간에 시험 공부를 하는 단점이 있었고 법조문을 많이 외운 것과 실제 업무 능력 사이에 차이가 많았다.”면서 “정책 마련의 일선이자 지방 현장 관리의 초급 간부인 사무관의 능력에 따라 일의 결과가 판이하게 다른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고용부의 정원은 5727명으로 이중 5급은 510명, 4급 이상은 226명에 불과하다. 4991명에 달하는 6급 이하 공무원(기능·연구직 포함)을 관리하는 사무관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정부 전체로 봐도 최근 구제역 사태에서 현장 책임자의 보고 누락이 구제역 전국 확산의 빌미가 된 바 있다.

●현장 초동조치가 정책 결과 좌우

초급 간부의 중요도가 높아진 것은 행정의 전문화와 세분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부의 한 고위공무원은 “정보통신 등 공부를 해도 이해하기 힘든 정책이 늘어나고 있어 일선 사무관들의 역할이 중대해졌다.”고 말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부처뿐 아니라 농협 등 일반기업도 역량평가를 보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면서 “갑작스러운 변화에 일부 직원들은 반발하기도 하지만 역량평가는 향후 사무관 선발에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11-05-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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