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종청사에선] “출퇴근 전쟁 너무 힘들어” 하소연 “애들 맡길 어린이집 부족” 불만도
수정 2013-01-04 00:00
입력 2013-01-04 00:00
거처를 마련하지 못한 공무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출퇴근 문제. 특히 수도권에서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이들은 새벽 칼바람을 맞으며 집을 나섰다가, 밤늦게 도착하는 일정으로 점점 지쳐가는 기색이 역력하다. 오전 9시가 가까워지면 세종청사 주변은 밀려드는 통근버스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퇴근 무렵엔 버스에 오르기 위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공무원들로 북새통이다.
통근버스 때문에 해프닝도 벌어진다. 한 부처 고위간부는 서울 잠실에서 통근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내려보니 경기도 기흥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이었다고.
수도권 잠실·양재 등에서는 일반 기업들이 운행하는 차량도 많기 때문에 잘못타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차량 앞에 ‘청사행’이란 글씨만 믿고 탔다가 대전청사까지 간 공무원들도 많다. 수도권 출퇴근자들에겐 칼퇴근이 필수다. 버스를 못타면 서울 집으로 돌아갈 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세종에 정착하려는 공직자들은 영유아 자녀들을 맡길 데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청사 내에 정원 200명인 어린이 집 2곳이 운영 중이다. 총 400명을 받을 수 있지만 현재 두 곳에 등록된 영유아 등 어린이는 총 530명을 넘어섰다. 정원을 초과하다 보니 놀이공간 등을 개조해 모두 수용공간으로 만들었다. 당연히 교사들도 부족하지만 3월쯤이나 돼야 채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부처 한 여성 사무관은 “3세 이하 영유아반에 아들을 맡겼는데 마음이 편치 않다”면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기본적인 공간도 없어 시설이 열악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2013-01-0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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