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노인 10명중 셋 ‘평판형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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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3-04-17 00:20
입력 2013-04-17 00:00

진료 필요없어도 장기입원

감사원이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노인 복지실태에 대해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을 감사한 결과 질병 치료가 아니라 생활·요양 등을 위해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사회적 입원’으로 연간 2083억원의 건강보험금이 과다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병원 입원환자 10만여명 가운데 28.8%인 3만여명은 병원 치료가 필요 없는데도 월 진료비가 130만원인 요양시설 대신 월 진료비 200만원의 요양병원을 택했다. 요양시설의 건강보험 부담금은 105만원, 요양병원은 150만원이다.

감사원은 돌봄 목적의 요양시설과 치료 목적의 요양병원은 서비스 대상이 노인성 질환자로 같은 데다 환자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비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에서 요양시설은 노인정책관실, 요양병원은 건강보험정책관실에서 제각각 관리하면서 종합적인 기준이나 절차 마련에 소홀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요양병원 입원환자들은 치료보다는 사회적인 인식과 평판 때문에 요양병원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불필요한 장기입원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가 없는 탓에 평균 입원기간이 248일(약 8개월)로 전체 의료기관의 평균 입원기간인 136일보다 훨씬 길었다. 요양시설 입소자 10만여명 가운데 9000여명은 병원으로 옮겨 의료처치가 시급한 상황이라는 것이 감사원 지적이다. 감사원 측은 “요양시설에 입소했다가 의료기관으로 옮기고서 사망한 200명 중 42명이 잘못된 처치나 치료 지연으로 증상이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2013-04-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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