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블로그] “철 지나고 태풍 휩쓴 마당에 물놀이 명소 지정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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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수 기자
송한수 기자
수정 2016-10-06 23:49
입력 2016-10-06 22:50

안전처 생뚱맞은 발표 ‘논란’

“진짜 생뚱맞지 말입니다. 지금이 한가하게 물놀이 명소를 소개할 때인지 궁금합니다. 18호 태풍 ‘차바’가 막 휩쓸고 지나간 마당에, 게다가 이제 물에 손을 넣기에도 꽤 차가워진 날씨에 물놀이를 가라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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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울청사에서 근무하는 A서기관은 6일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날 국민안전처는 ‘물놀이 안전명소’ 5곳을 발표했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라고 덧붙였다. 물놀이 안전명소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후보를 추천받은 뒤 민간 전문위원과 합동으로 현장평가와 서류평가를 거쳐 선정한다고 한다. 2014년 10곳, 지난해와 올해 각각 5곳이다.

B사무관은 “물놀이 시기를 이미 넘겼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내년 물놀이철(6~8월)까지 새까맣게 멀었다”며 “앞으로 짧아야 8개월 뒤 맘놓고 즐길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주무관도 “복구에 구슬땀을 쏟느라 바쁜 국민도 많은데 분위기에 어긋나는 것 같다”며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특히 물놀이 안전명소로 뽑힌 5곳 가운데 전북 고창군 ‘문수계곡’의 경우 지난 5일 ‘역대급 강풍’을 동반한 태풍 차바가 바로 턱밑까지 닥쳤던 지역이다. 남부 전역에 태풍 특보가 발효됐던 터다. 전북지역엔 이날 최고 130㎜의 폭우가 쏟아졌다. 경북 영덕군 ‘오천솔밭’, 충북 청주시 ‘청석골’, 경기 가평군 ‘산장국민관광지’도 결코 차바의 영향에서 벗어난 곳이라고 안심할 수 없는 처지였다.

회사원 송모(48·서울 관악구 봉천동)씨는 “아무리 한반도를 비켜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하지만 태풍의 진로를 장담하기 어려운 데다 19호 태풍 ‘에어리’(AERE·미국에서 제출한 것으로 폭풍우를 의미)와 20호 ‘송다’(SONGDA·베트남 강 이름)가 대기 중이라는데 듣기만 해도 무섭다”며 혀를 찼다. 태풍을 피하더라도 간접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당장 7~8일 전국에 또 적잖은 비가 내린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2016-10-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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