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호 특허권자 정인호 선생의 독립운동

박승기 기자
수정 2019-08-14 02:44
입력 2019-08-13 17:40
‘말총 모자’ 특허 등록 민족기업 육성…임정에 군자금 지원 등 이유 옥살이

추모식에는 선생의 후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호 특허권자임을 알리는 ‘상징물’을 부착했다.
경기 양주 출신인 정 선생은 일제의 침략이 가속화되자 청도군수를 사직한 뒤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1908년 초등대한역사 등 교과서를 저술해 교육을 통한 민족교육 운동에 힘쓰는 등 교육자·저술가·발명가로 활동했다. 1909년 8월 19일 통감부 특허국에 제133호 특허로 ‘말총 모자’를 등록했는데 한국인 최초 특허다. 일본에도 출원해 특허 등록했다. 말총 모자는 말갈기와 말 꼬리털로 만든 모자다. 단발령으로 착용하기 어려워진 갓을 대체한 제품으로 당시 말총 모자를 선전하는 광고를 신문에 게재하기도 했다.
이후 말총 모자·말총 핸드백·말총 셔츠 등 다양한 제품을 일본·중국 등에 수출하며 민족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선생은 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대한독립구국단을 결성하고 상하이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지원하며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일본경찰에 체포돼 징역(5년)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광복을 못 보고 세상을 떠났지만 정부는 공훈을 인정해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고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일본제도에 의한 한국인 1호 특허가 민족기업을 성장시켜 독립운동의 숨은 자금원이 됐다”며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특허가 위기 극복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2019-08-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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