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아드님도 울린 ‘군대 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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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진 기자
수정 2016-04-22 02:00
입력 2016-04-21 23:26

“수도권大 다니는 아들 의경 계속 탈락해 복학…해병대는 SKY만 갈 수 있다더라”

군대 가기 힘든 시절, 장관 아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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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은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아들이 군 입대를 위해 6개월간 휴학했다가 입대 기약이 없어 결국 다시 복학했다고 소개했다. 심지어 부친이 경찰조직을 거느린 행자부 장관인데도 그 아들은 의무경찰에 여러 차례 도전하고도 실패했다. 군대 가기도, 의경 되기도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는 셈이다.

홍 장관은 “아들이 6개월간 휴학하고 입대를 기다렸는데 기약이 없어 복학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4년제 대학에 다니는 홍 장관의 장남(22)은 지난해 휴학하고 의무경찰에 도전했다. 앞서 홍 장관은 지난 1월 “(아들이) 의경 시험을 봤는데 지금까지 네댓번 떨어졌다. 다시 도전해서 되면 다행”이라며 “해병대를 자원해 가라고 했더니 해병대는 경쟁이 더 치열해서 스카이(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이상만 갈 수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도 저도 안 되면 군대나 가지’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인기가 많은 공군, 해군, 의경의 경쟁률은 ‘10대1’을 넘기기가 예사다. 이 때문에 대학가에서는 ‘군대 고시’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그나마 경쟁률이 낮다는 육군도 입대하려면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국방의 의무가 평등하다면서도 고관대작 자제들이 이런저런 방법으로 병역을 회피하던 때가 불과 얼마 전이었는데, 장관 아들마저 군과 의경의 문턱을 넘지 못할 정도로 시대가 빠르게 변했다. 홍 장관은 “우리 때는 군대 갈 자원이 넘쳤는데 요즘은 군대 가기도 어렵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6-04-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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