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어르신 외로움 싹~ 서초구 ‘요구르트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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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4-07-29 00:00
입력 2014-07-29 00:00

저소득층 638명 건강·안전 확인 서비스

지난 14일 오후 10시 42분쯤 경기 성남시 수정구의 다세대주택 반지하방에서 혼자 살던 A(78)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이후 할머니를 보지 못했다”는 신고자의 진술로 미뤄 숨진 지 20일을 넘긴 것으로 추정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금 독거노인의 고독사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적은 복지 인력 탓에 A 할머니처럼 죽음을 맞고도 며칠이 지나서야 발견되는 일도 숱하다. 이에 서초구는 독거노인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요구르트 천사와 손을 맞잡았다.

서초구는 이달 말부터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저소득 독거노인들에게 요구르트 배달을 통한 돌봄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8일 밝혔다. 배달원들이 주 5일 배달하며 노인의 건강과 안전을 확인하고 위급 상황 땐 관계 기관에 비상연락까지 취하도록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구는 21명의 돌봄 인력으로 독거노인 638명에게 가정 방문과 유선 안부 서비스 등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돌보미 1명이 노인 57명을 맡아야 하는 실정이다. 하루 한 번씩 안부전화를 하거나 1주일에 한 번씩 찾아가기도 어렵다. 따라서 구는 독거노인을 위해 요구르트 배달을 신청했다. 배달원들이 노인들의 집을 매일 방문하며 상황을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조은희 구청장은 “이렇게 많은 지역 노인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민간 자원을 활용해 노인들을 좀 더 잘 챙길 수 있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사업 예산은 서초구 경제인협의회가 후원하기로 했다. 지난 18일 협의회에서 후원금 1000만원을 내 사업에 가속도가 붙었다.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등 각종 보편적 복지사업의 확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구에 큰 보탬이 됐다.

조 구청장은 “급격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혼자 살아가는 노인은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지속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대상자를 발굴하는 한편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하는 등 서초형 독거노인 복지체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4-07-2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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