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탕 나눠 먹고, 풍년 기원하고… 동대문 ‘선농대제’ 더 풍성해졌다

박재홍 기자
수정 2024-04-08 23:48
입력 2024-04-08 23:48
19~20일 규모 더 키워 개최
임금이 제사 지낸 전통 풍년 행사
선농단역사공원·용두공원 일대
콘서트·푸드트럭·문화해설 투어
이필형 구청장이 제례 봉행 맡아
용두공원 2500인분 설렁탕 나눔

동대문구 제공
동대문구가 설렁탕의 기원이 된 ‘선농대제’의 규모를 더 키워 오는 19~20일 선농단역사공원과 용두공원 일대에서 ‘2024 선농대제’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선농대제는 신라시대부터 시작해 조선 후기까지 명맥을 이어 온 우리나라의 대표 풍년 기원 행사다. 한 해 풍년을 기원하는 ‘제향’(祭享·제사의식)에 왕이 직접 참배하는 국가적 행사였다. 선농대제 때 임금이 직접 제사를 지낸 ‘선농단’은 설렁탕의 어원이 됐다는 유래도 있다. 선농대제는 일제시대 이후 폐지됐다가 1979년 제기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선농단친목회’(현 선농단보존위원회)에서 복원돼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지난해까지 선농단역사공원에서 하루만 열렸던 선농대제는 용두공원으로까지 장소를 넓히고 행사 기간도 이틀로 더 늘렸다. 이 구청장은 “우리의 전통이고 역사인 만큼 보다 많은 이가 이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선농대제의 목적”이라면서 “동대문을 넘어 누구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선농대제에서는 19일 오후 7시부터 용두근린공원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지는 ‘봄바람 설렁설렁 콘서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구는 콘서트와 함께 주변에 준비된 푸드트럭에서 다양한 먹거리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선농단역사공원에서는 야간 개방과 함께 오후 6시와 7시, 8시에 선농단 문화해설 투어도 한다.
본행사인 20일에는 선농단역사공원에서 제사에 쓰이는 향과 축문을 전달하는 전향례를 시작으로 선농제향(제례봉행), 제례악, 일무 공연이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이 구청장이 직접 임금 역할을 맡아 제례를 봉행한다. 이후 환궁 행사를 재현한 어가행렬이 진행된다. 선농단역사공원에서 용두공원까지 도로를 통제해 전통 방식을 최대한 재현할 계획이다. 이어 과거 선농대제 후 소를 잡아 고깃국을 끓여 백성들과 함께 나눠 먹었던 전통에 따라 오후 5시부터 용두공원에서 2500인분의 설렁탕 나눔 행사도 열린다. 이 밖에 용두공원에서는 외국인 대상 깍두기 만들기 체험, 전통흉배 그리기, 테라리움, 버나체험,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체험이 준비돼 있다.
이 구청장은 “동대문구 대표 축제인 선농대제에 많은 분이 오셔서 우리 문화유산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실 수 있도록 충실하게 행사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2024-04-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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