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1300명 투신…한강 자살자 왜 자꾸 늘어나나
수정 2010-07-12 09:50
입력 2010-07-12 00:00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영등포소방서 수난구조대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마포대교 남단에서 한강 투신예방을 위한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한강 다리에서 목숨을 끊으려 투신한 사람은 166명이고 한강변에서 물에 뛰어드는 등의 방법으로 자살을 기도한 사람이 66명,시체로 발견된 사람은 47명이다.
2007년 이후 3년간 투신이 862명,자살은 439명으로 한강에서 생을 끝내려 한 사람이 모두 1천301명이고,주검으로 인양된 사람이 254명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지난해 9월 한강에서 자살을 줄이고자 130억원을 들여 올해 말까지 주요 교량을 중심으로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지만,사업은 아직껏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8개 교량에 밤에도 감시할 수 있는 CCTV 카메라를 설치하고,투신하기 어렵게 2m 높이 투신방지 난간을 세우려 했으나 아무런 진척이 없는 실정이다.
투신자 구조를 위해 출동하는 시간을 줄이고자 영등포·광진지구에서 운영되는 수난구조대를 반포대교 인근에 신설하려던 계획도 보류됐다.
올해 초 서울시 투자심의에서 비용 대비 효과가 작고 다리에 난간을 설치했을 때 다른 문제점이 생긴다는 등의 이유로 재검토 판정이 났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규모를 대폭 축소해 이달 중 다시 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자살기도자가 마지막으로 자살 의사를 밝히려고 전화를 걸면 119와 자살예방센터에 동시에 연결되는 SOS긴급전화를 한강 다리에 설치하는 등 저비용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사고 지점을 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한강 교량초소와 서울종합방재센터를 핫라인으로 연결하고,자살을 시도했다가 구조된 사람이 다시 자살을 꾀하지 않도록 사후관리 프로그램도 그대로 운영한다.
그러나 수난구조대 신설과 투신방지 난간 설치 등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사업은 앞으로 성과를 봐가면서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으로 한강을 찾는 시민이 늘어나고 있지만,안전 대책은 그만큼 쫓아가지 못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한강 주변 안전시스템을 보강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3년간 투신 자살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한강 다리는 마포·한강·원효대교 순이었다. 12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2007년부터 올해 지난달까지 가장 많이 자살 사고가 일어났던 한강 다리가 마포대교라고 밝혔다. 마포대교의 투신자살 건수는 222건에 달했다. 그다음으로는 한강대교 189건, 원효대교 125건, 성산대교 103건, 양화대교 95건 ,영동대교 91건순이었다. 투신자살 건수가 가장 적은 한강 다리는 강동대교 7건, 당산철교 12건, 잠실철교 13건 순이다. 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지하철 역 등 대중교통과의 접근성이 좋고 통행인원이 많은 교량에서 자살사건이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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