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Focus]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구정홍보 백태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10-07-26 00:34
입력 2010-07-26 00:00

딱딱해? 지루해? 친근해! 재밌어!

“곰돌이 ‘푸’처럼 뚱뚱해지고 싶어요?”

“아니요~.”

“그럼 오늘부터는 운동 열심히 하고 피자, 햄버거 많이 먹으면 안 돼요. 알겠죠?”

“네~네~ 선생님”

지난 21일 오전 성동구 대림강변 어린이집. 20여명의 어린이들이 곰돌이 푸와 돼지 피글렛이 뚱뚱해졌다가 살을 빼는 과정을 담은 ‘키 쑥쑥 배 쏙쏙 건강해지고 싶어요’라는 운동체험 인형극을 본 뒤 특별교사로 나온 성동보건소 이은정 교사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다.

이미지 확대
성동구 대림강변 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인형극 중간에 인기 만화 캐릭터인 케로로와 함께 직접 윗몸일으키기를 하고 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성동구 대림강변 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인형극 중간에 인기 만화 캐릭터인 케로로와 함께 직접 윗몸일으키기를 하고 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인형극은 성동구가 기획, 제작했다. ‘비만’의 위험성을 일반적인 교육방법으로 어린이들에게 전달하기란 쉽지않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오는 인형극을 착안했다. 기획단계부터 구청 직원들과 서울여대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만들었다.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부터는 관내 모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펼쳐진다. 시범운영 당시 직원들이 했던 더빙을 올해부터는 인형극 전문 동아리 ‘색동어머니회’의 도움으로 다시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효과음(방귀소리, 천둥소리 등)도 덧입혔다.

●성동구 공무원 극단 다양한 공연물로 홍보나서

지역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생활을 위해 인형극이나 연극 등을 활용하는 자치구들이 적지 않다. 환경보호 등 주민들에게 알려야 할 정책이 책자나 유인물 등 일반적 홍보수단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거나 그 대상이 어린이인 경우에 연극 등은 매력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

성동구가 대표적인 경우다. 성동구에는 구정홍보를 위한 ‘연극’을 만들기 위해 뜻 있는 직원들이 모인 ‘성동드림극단’이 있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주제로 한 아동극 ‘딱 먹을 만큼’, 운동체험극 2탄 ‘비만왕국의 막내공주’, 구강보건 아동극 ‘충치 도깨비 탈출대소동’, 의약품안전교육 인형극, 환경사랑 아동극 등 다양한 공연물들을 마련했다.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매체도 지원할 것”

이은정 담당은 “아무래도 전문가가 아닌 구청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만들어서 어설픈 면도 있겠지만 어린이들이 너무 좋아하고 배운 것을 잊지 않고 집에서 실천하는 등 효과 만점”이라면서 “앞으로도 어린이들의 신체운동과 영양교육을 접목한 다양한 체험식 연극과 인형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재득 성동구청장은 “구정홍보는 구청장의 치적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보다 편리하고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는 인형극이나 연극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영화 등 다양한 매체와 방법을 통한 구정홍보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강서구 민방위 교육에도 연극 활용

강서구는 민방위 교육을 살아 있는 교육장으로 만드는 데 연극을 활용하고 있다. 구립극단 ‘윤슬’이 재난발생시 대처요령을 담은 연극을 한 편씩 공연한다. 반응은 거의 폭발적이다. 꾸벅꾸벅 졸던 교육생이들이 웃고 즐기며 가스사고와 풍수해 시 대처요령, 교통안전, 응급처치 요령 등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구정홍보의 다양화로 재미와 교육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다.”면서 “바로 이런 것이 주민을 위한 ‘창의행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도봉구도 ‘무심코 버린 오래된 약이 한강 괴물 탄생의 원인’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가정 내 폐의약품 수거’의 중요성을 담은 연극을 공연했다. 동작구도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아동 연극을 지역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상대로 무대에 올리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10-07-26 1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
닫기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