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가 ‘지역 대표 가로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소나무에 막걸리를 줘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구는 1일 퇴계로와 을지로 등지에서 ‘소나무 막걸리 주기’ 행사를 벌였다. 구는 2007년부터 ‘도심 소나무 심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4년 동안 4300여 그루의 소나무가 퇴계로·을지로·남대문로 일대 가로수로 심어졌다. 이는 구에 있는 가로수 7700여 그루의 59%를 차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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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중구청 앞 광장에서 공무원과 주민들이 소나무에 막걸리를 주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시내 주요 도로변을 차지하는 은행나무나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 등은 겨울이면 앙상한 가지만 남는다. 반면 소나무는 사계절 내내 푸르러 도시 미관을 향상시키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소나무는 성장이 더디고 병충해에도 약해 가로수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날 행사에서 ‘소나무 영양제’인 5000ℓ 분량의 막걸리를 뿌려주는 등 사후관리에 나선 것이다. 곡주인 막걸리에는 칼슘과 마그네슘, 비타민, 활성효모 등 소나무가 좋아하는 성분이 풍부하다. 물과 희석해서 뿌리에 주면 생장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유통기간이 지난 폐 막걸리를 생산업체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비용도 들지 않았다.
김영수 구청장 권한대행은 “소나무를 심는 것 못지않게 관리도 중요하다.”면서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씩 막걸리 주기 행사를 꾸준히 벌이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10-11-0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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