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포커스] 윤유현 서대문구의회 의원
수정 2013-01-15 00:40
입력 2013-01-15 00:00
“음식물 수거·하수관 직접 점검 ‘머슴’이 할 일…민원일지가 보물”
윤유현 서울 서대문구 의회 의원은 스스로를 ‘머슴’이라고 부른다. 2010년 7월 서대문구 의회에 처음 발을 들여놓자마자 그가 현장 파악 겸 의견 수렴을 위해 선택한 일은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였다. 분리수거 차량을 타고 다니며 환경미화원들의 업무를 돕고 그들의 고충을 들었다. 정계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허리부터 꼿꼿하게 세우는 여느 정치인과는 시작부터 자세가 판이했던 것이다. 윤 의원은 14일 “환경미화원들의 도움으로 장갑 3개를 겹쳐 꼈지만 며칠간 손에서 냄새가 가시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묵묵히 힘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분들을 돕기 위해 앞장서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털어놨다.
윤 의원은 최근 복지 예산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서대문구 전체 예산의 40%에 육박하는 1200억원이 복지 예산으로 배정돼 있지만 여전히 많은 저소득층이 고통받고 있기 때문이다. 윤 의원은 “치매로 고통받다 2002년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전 가족이 7년을 고생한 경험이 있어 노인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저소득 노인을 위해 뛰어다닌 성과로 몇 달 뒤면 북가좌동에 보건지소가 새로 생기게 돼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말미에 윤 의원은 7권의 손때 묻은 수첩을 꺼냈다. 지난해 작성한 ‘민원 일지’에는 꼼꼼하게 연번이 매겨져 있었다. 윤 의원은 “닳아빠진 이 수첩이 가장 큰 보물”이라면서 “주민들을 만나면 수첩을 꺼내 ‘앞으로도 좀 더 머슴을 부려 먹어 달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3-01-1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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