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5기 3년! 구정의 품격] 차성수 금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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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3-06-27 00:08
입력 2013-06-27 00:00

금천에서 용나게… 공교육혁신 ‘100억 베팅’

“공교육이 희망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겠습니다.”

‘금천의 맹모(孟母)’로 불리는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26일 이렇게 각오를 다졌다. 맹자를 제대로 가르치려고 노심초사했던 맹모처럼 교육을 고민하는 그다. 남은 1년도 교육을 가장 큰 이정표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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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수 금천구청장
차성수 금천구청장


금천에 부임했을 땐 곤혹스러웠다. 학생들이 떠나는 도시였다. 학부모들은 열악한 교육 환경 문제를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러는 특목고 유치를 요구했다. 차 구청장은 설득했다. 특정 소수가 아니라 우리 아이 모두가 잘 될 수 있는 길을 찾자고. 재산과 소득 불평등이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그러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고.

공교육 살리기를 목표로 세 가지 밑그림을 그렸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주자, 시야를 넓혀 주자, 인성과 창의력을 키워 주자. 20억원 수준이던 교육 예산을 100억원으로 늘렸다. 서너명에 그치던 담당 직원도 전문 부서를 만들어 25명으로 늘렸다.

씨앗 뿌리기에 나섰다. 다양한 장학 제도와 멘토·멘티 시스템을 도입했다. 1인 1기 교육도 시작했다. 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으랏차차 대입승리 프로젝트’를 꾸렸다. 국제환경봉사활동과 어학연수도 보냈다.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창의학교와 영어학습체험센터도 직접 운영했다. 구 혼자 뛴 것은 아니다. 학부모를 비롯한 지역사회가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고 대안을 내도록 이끌었다. 공공과 민간이 어우러지자 시교육청까지 나섰다. 교육혁신지구로 지정되며 올해부터는 시교육청이 힘을 보태 새로운 공교육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학급당 학생 수를 선진국 수준인 25명 이하로 낮추는 게 주요 목표다.

열매는 서서히 영글고 있다. 성적 우수 학생들의 지역 내 고교 진학률이 2배 가까이 늘었다. 떠났던 학생들도 돌아오고 있다. 특성화고 취업률이 높아졌다. 2010년 37.8%였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지난해 41.1%로 뛰었다. 초·중·고 학업성취도 검사에서도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중학교의 경우 2010년 10.8%에서 지난해 6.1%로 줄고,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율은 고교의 경우 39.5%에서 66.6%로 늘었다. 서울시 평균 증감률을 웃돌아 더욱 고무적이다.

누군가는 건물을 짓고 도로를 뚫고 넓히는 일이 쉽게 티가 나고 쉽게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차 구청장은 사람 투자는 시기를 놓치면 힘들다고 강조했다. 물론, 인프라 확충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생활체육 복지 문제는 군부대 및 대한전선 이전 부지 개발 등을 통해 풀어나갈 계획이다.

“온갖 사회 문제는 교육을 통해 풀 수 있어요. 금천은 이제 막 싹을 틔운 만큼 열매를 풍성하게 맺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거예요. 자치구 혼자 앞장서서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시와 정부의 관심, 지원도 필요합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3-06-2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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