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소외이웃 아픈 사연 보듬는 마포구 우편 배달부 ‘빨간 우체통’
유대근 기자
수정 2017-05-29 17:34
입력 2017-05-29 17:30
임대아파트 8곳서 고민편지 받아… 가정 폭력 등 수백건 민원 접수

임대아파트 주민이 자신의 어려움을 적어 이 우체통에 넣으면 빨간 우체통 봉사단이 사연을 읽고 상황을 파악한다. 이후 구 복지부서 등과 연결해 맞춤 복지 서비스를 받도록 돕는다.
5년간 접수된 고민 유형은 다양했다. 복지 지원 요청이 28건(68.3%)으로 가장 많았고 주거환경개선 요청(7건·17.1%), 가족관계 해결 요청(3건·7.3%), 상담요청(2건·4.9%) 등의 순이었다. 이수경 빨간 우체통 상담봉사단장은 “자녀가 자살한 한 아버지가 슬픔, 사회에 대한 울분 등을 털어놓았을 때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또 “필리핀 결혼여성의 가정 폭력 사연은 가슴이 너무 아파서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구는 또 2015년 5월 구청사에 고민편지 게시대를 설치했는데 지금껏 690건의 사연이 접수될 만큼 반응이 뜨겁다. 특히 10대가 보낸 고민편지가 548건(79.4%)으로 가장 많았다. 사연 내용도 ‘공부·성적’ 고민 119건(17.2%), ‘친구·동료관계·학교생활’ 111건(16.1%) 등으로 나타났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숨어 있는 사연을 알아내는 것이 복지정책의 첫걸음”이라면서 “빨간 우체통 사업 등 주민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7-05-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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