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뜻을 기리며”… 강서 장학금 후원자 모집
김승훈 기자
수정 2019-08-14 02:44
입력 2019-08-13 17:28
대학생 34명에게 ‘황금자 장학금’ 지원

강서구 제공
황 할머니는 열세 살 때 일본 순사에게 끌려가 흥남의 한 유리공장에서 일했다. 3년 뒤 다시 간도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했다. 광복 후 여자아이를 입양했지만 열 살 때 죽었다. 이후 줄곧 혼자였다. 1994년 강서구 등촌7단지 임대주택에 둥지를 틀고, 빈병과 폐지를 팔아 돈을 모았다.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위안부 피해자 생활지원금은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이렇게 모은 돈을 2006년부터 강서장학회에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2014년 1월 돌아가시면서 남은 전 재산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구는 2017년 ‘황금자 장학금’을 마련해 지금까지 관내 대학생 34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구 관계자는 “지역 청소년들을 위하는 할머니의 마음은 주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면서 지역 장학사업의 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서구장학회 장학기금은 할머니가 기부를 시작한 2006년 4억원에서 현재 26억원으로 증가했고, 매년 지원받는 학생도 50명에서 98명으로 늘었다. 장학금 후원은 동 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강서구장학회에 문의하면 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9-08-14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