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행정] 유종필 관악구청장 인문학 강연
수정 2013-08-22 00:18
입력 2013-08-22 00:00
돈키호테, 세상을 바꿔라!
유종필 관악구청장의 집무실에는 스페인 중남부 고원지대인 라만차에 있는 돈키호테 동상을 담은 커다란 사진이 걸려 있다. 그가 직접 찍은 이 사진 속에서 돈키호테는 저멀리 하늘에 떠 가는 구름을 바라보고 있다. ‘뜬구름 잡을 궁리하는 돈키호테’라고 제목을 붙였다. 처음엔 ‘틀’이 있는 평범한 액자에 담아 놓았는데 갇혀 있는 느낌이 난다며 틀이 없는 액자로 바꿔 달았다. 이 돈키호테는 유 구청장 집 거실에서도 뜬구름 잡을 궁리를 하고 있다.
관악구 제공
그가 특강에서 던진 핵심 화두는 엉뚱함이다. 흔히 엉뚱하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지만 그러한 세상은 지나갔다는 게 지론이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도, 정보기술(IT) 혁명을 이끈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도 엉뚱했기 때문에 세상을 바꿀 수 있었다고 유 구청장은 말했다. 특히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조 가수와 모창 가수의 대결을 보여 주며 인기를 끌었던 방송 프로그램을 예로 들었다. 노래를 잘 부른다고 해서 누구나 스타가 되지는 않으며, 개성이 있어야 대중을 열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강 말미에 청중으로부터 관악을 어떻게 색다르게 변화시켰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유 구청장은 “너도나도 하는 물질 복지에서 벗어나 지식복지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며 “도서관 확충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쳐 관악을 지식복지 도시로 만들었다”고 답했다.
책 저자들이 나서는 이번 특강은 상반기 서울대와 함께하며 큰 반향을 일으킨 ‘서양 고전, 인간을 말하다’의 후속 프로젝트로 마련됐다. 스테디셀러 ‘세계 도서관 기행’의 저자이자 최근 인생 지침서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를 펴낸 유 구청장이 여섯 번째 순서. 특강엔 이날까지 모두 3000여명이 찾아왔다. 다른 지역까지 소문이 났다. 광진구에서 왔다는 한 주부는 “세상을 살다 보면 어려움을 겪는 시기가 있는데 그럴 때 도움 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3-08-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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