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일일동장 맡는 구로구청장 “보이지 않던 답이 현장에선 보인다”

김희리 기자
수정 2019-11-01 02:22
입력 2019-10-31 22:24
[현장 행정] 개봉3동 일일동장 변신 이성 구청장

구로구 제공
“목감천 일대가 깨끗이 관리되고 갈대숲도 우거져 경치가 좋습니다. 계절별로 꽃이나 나무를 볼 수 있도록 화단이 조성되면 더 보기 좋을 것 같아요.” 한 구민의 건의에 수첩에 메모하며 경청하던 이 구청장은 “목감천 일대는 상습 범람구역이라 화단 식재가 어렵지만, 대신 인근의 고지대 곳곳에 화단을 조성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이 구청장은 일일동장 프로그램에 따라 개봉3동 동장으로 활동했다. 일일동장은 구청장이 하루 동안 동주민센터의 동장이 돼 현장을 챙기고 주민들을 만나는 행사다. 이 구청장이 직접 기획해 2013년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6일까지 15개 전 동 동장으로 활동한다. 일일동장을 통해 나오는 주민 의견은 검토를 거쳐 구정에 반영된다. 실제로 일일동장이 시작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민원 760건을 접수해 이 중 약 82%인 625건을 처리·완료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숨 돌릴 틈도 없이 지역 현안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첫 행선지는 개봉3동 노후주거지역 환경개선사업 예정지였다. 동네 주민들과 만난 이 구청장이 “주민협의체 모임을 자주 하느냐”고 묻자 주민들은 “한 달에 한 번 하는데 모일 장소가 마땅치 않아 인근 교회에서 평일 낮에 공간을 빌려주고 있다”면서 “환경개선사업의 하나로 주민 공동이용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동네에 비어 있는 교회 건물 매입을 검토 중”이라고 대답했다.
구에 따르면 이 일대는 지난해 서울시의 서울형도시재생 관리형 주거환경개선사업 후보지로 선정됐다. 구로구는 시비 2억원을 투입해 2023년 완공을 목표로 도로 정비 등 환경을 구축하고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이 구청장은 개웅산 유아숲체험관과 개웅산 자락길 조성사업 예정지도 방문했다. 개웅산 유아숲체험관은 2015년 4월 개장해 재조성 공사 중이다. 평소 자연을 접하기 힘든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게 꾸며 놓은 시설이다. 인근에 내년 조성 예정인 개웅산 자락길은 약 1㎞ 길이의 무장애숲길로 꾸며진다. 구는 이 같은 인프라를 구축해 개웅산을 개봉3동 ‘녹색복지’의 기반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많이 다녀본 현장들이지만 일일동장이 돼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다른 개선점을 찾게 된다”면서 “올해도 동네 구석구석 샅샅이 살펴보고 문제점들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9-11-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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