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무진’ 성북구 영웅 122인, ‘구석구석’ 복지사각 불 밝힌다[현장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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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수정 2023-02-14 00:08
입력 2023-02-14 00:08

위기 이웃 돕는 이승로 성북구청장

‘구석구석 발굴단’ 20개 洞 활동
노숙 주민에 긴급 생계지원 등
4개월 만에 32명에 도움 손길
이 구청장 “복지 체계 내실화
사각지대 ‘제로’ 행정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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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로(오른쪽 두 번째) 서울 성북구청장이 ‘구석구석 발굴단’으로 활동하는 정릉2동 주민들과 골목길을 돌며 집 대문 앞에 ‘언제든지 전화해 주세요’라고 적힌 안내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성북구 제공
이승로(오른쪽 두 번째) 서울 성북구청장이 ‘구석구석 발굴단’으로 활동하는 정릉2동 주민들과 골목길을 돌며 집 대문 앞에 ‘언제든지 전화해 주세요’라고 적힌 안내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성북구 제공
서울 성북구가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를 찾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운영한 ‘구석구석 발굴단’(이하 발굴단)은 지난 4개월 사이 크고 작은 성과를 거뒀다. 성북구는 지역 사정에 밝으며, 봉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주민들이 활동하는 발굴단이 위기에 노출된 동네 이웃을 찾아다니며 지역 사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성북구에서는 122명의 발굴단원이 20개 동에서 골목골목을 돌며 위기 이웃을 찾고 있다. 주택가 우편함이나 임대아파트 현관문에 복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연락처가 담긴 자석 스티커를 부착하고 부동산, 편의점, 미용실, 병원 등 주민들이 자주 찾는 가게 주인에게 관련 안내문도 배부한다. 또한 발굴단은 현재 위기를 겪는 것으로 보이는 주민을 직접 찾으면 관할 동 주민센터나 구 등에 바로 신고한다.

우리 동네를 지키는 ‘영웅’인 발굴단이 적극 활동한 덕분에 지난 4개월간 32명이 도움을 받았다. 종암동에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던 주민이 발굴단을 통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또 정릉2동에서는 가출한 뒤 찜질방을 전전하다 공원에서 노숙하던 한 주민이 이웃 주민을 통해 발견되자 발굴단은 동 주민센터와 구에 연락해 긴급 생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했다.

지난 8일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동네 곳곳을 돌보는 발굴단과 현장을 동행하면서 직접 주민들에게 위기 이웃 발굴에 동참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 구청장은 정릉2동 발굴단 활동가 3명과 각 집 대문 앞에 홍보 스티커를 붙이고 안내문도 이웃들에게 나눠 줬다. 그는 “구석구석 발굴단으로 선정된 주민들이 ‘내 이웃을 지켜야 한다’는 강한 사명감과 책임 의식을 가지고 임하고 있는 덕분에 성북구가 든든하다”며 “동별로 5명씩 자신이 맡은 구역을 순회하는데 짧은 기간이지만 성과가 많다”고 말했다.

정릉2동 발굴단원 박재영씨는 “여러 나눔 활동에 참여하지만 이렇게 직접 발굴단에 참여해 보니 일상생활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주민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며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을 도울 수 있도록 앞으로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성북구는 발굴단 외에도 빅데이터에 기반한 위기 가구 발굴 조사와 50세 이상 사회적 고립 위험 가구 실태 조사, 도시가스 회사·아파트 관리 사무소의 의심 가구 제보 제도 등을 통해 위기 가구를 찾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구청장은 “복지 체계를 내실화할 수 있는 인적 안전망인 구석구석 발굴단의 의욕적인 활동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웃이 주변 이웃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살피는 복지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주민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어 “구청 역시 위기 상황에 놓인 주민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 복지 사각지대 ‘제로’(0)를 만들 수 있도록 행정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조희선 기자
2023-02-1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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