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통한 치유… 치매노인들 밝아졌다”

이범수 기자
수정 2018-04-13 02:24
입력 2018-04-12 18:06
영등포 치매전문데이케어센터 새달 3돌… ‘일반’ 포함 8곳 운영

전국 최초 치매 환자 전용 돌봄시설인 영등포치매전문데이케어센터가 다음달 3주년을 맞는다. 2015년 5월 서울시가 ‘서울형 치매 전용 데이케어센터’ 시범사업을 시작하면서 서울의 첫 치매 전용 주·야간 보호시설이 됐다.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등 직원 12명이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토요일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치매노인을 돌본다. 센터에 등록한 28명 모두가 치매 환자다.

센터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아키테라피’(공간을 통한 치유) 건축설계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이날 직접 센터를 둘러보니 생활실, 프로그램실 등 치매노인들의 생활공간이 특별한 장애물 없이 하나로 이어져 있었다. 눈의 피로감을 낮추는 연둣빛 의자도 곳곳에 놓아 치매노인들이 이동하다 언제든 쉴 수 있게 했다. 경 센터장은 “치매노인들은 장애물이 있으면 당황하기 때문에 항상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지역 내 많은 치매노인 보호자들이 센터를 찾고 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노인성질환(뇌졸중, 치매)을 앓는 노인들이 모두 다니는 일반데이케어센터와 비교해 치매를 앓는 노인들끼리 모여 있고, 시설 부분에서도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경 센터장은 “현재 치매노인 28명이 센터를 다니는데 대기하는 인원은 29명이나 된다. 예전에는 40명까지 기다릴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구는 2020년까지 일반데이케어센터를 2곳 더 늘릴 예정이다. 현재는 치매전문데이케어센터를 포함해 총 8곳이다. 구 관계자는 “일반데이케어센터에도 경증 치매노인 분들이 계신다. 집과의 거리상 일반센터를 더 선호하는 분들도 있다”면서 “18개 동에 센터 하나씩을 만드는 게 구의 최종적인 목표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노인들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고 이들을 돌볼 수 있는 장소도 확대해야 한다”면서 “보호자들은 근심을 덜고 치매노인들은 치매의 악화를 늦출 수 있는 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8-04-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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