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제지공장 맨홀 작업 중 2명 사망… 유독가스 노출 추정

임송학 기자
수정 2025-05-05 01:49
입력 2025-05-04 19:11
작업자 1명 맨홀 진입 후 연락 두절
구조 시도하다가 추가 인명 피해
내부 환기 등 안전조치 미흡 조사
사고는 지하 공정에서 종이 찌꺼기(슬러지) 적체로 기계가 정상 가동되지 않자 원인을 파악하던 중 발생했다. 현장에 투입된 근로자 1명이 깊이 3m의 물탱크 연결 맨홀(가로 1m, 세로 0.8m)로 먼저 진입했다가 연락이 두절되자 동료 2명이 구조를 시도하다 함께 유독가스에 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사다리에 있던 다른 2명도 가스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신고 접수 직후 소방과 경찰은 인력 55명, 장비 20대를 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중태에 빠진 2명은 심폐소생술에도 끝내 숨졌다. 구조된 나머지 3명은 현재 치료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희생자와 부상자는 모두 해당 제지공장 소속 직원으로 내국인이다.
경찰은 사고 당시 맨홀 내부 환기 및 산소농도 측정 등 법에서 정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집중 조사 중이다.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밀폐 공간에 진입하기 전 반드시 충분한 환기와 유해가스 측정, 산소농도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포함해 사고 경위를 전방위로 수사 중”이라면서 “관계자 소환조사와 함께 현장 폐쇄회로(CC)TV 및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2025-05-0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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