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보이에 ‘코리안 좀비’를 더했다...정찬성 “두호는 챔피언 될 몸, 내 꿈 이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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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수정 2024-12-09 10:44
입력 2024-12-09 10:44
스턴건, 코리안 좀비, 그리고 슈퍼보이. 국내 격투기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한국인 UFC 선수들의 링네임이다.

격투기의 ‘메이저리그’로 꼽히는 UFC에서 한국인 챔피언 탄생이라는 꿈을 꾸게 했던 이들 3인방 가운데 현역은 슈퍼보이 최두호(33)가 유일하다. 한국인 첫 UFC 진출(2008년 5월)과 웰터급 랭킹 6위, UFC 한국인 최다승(13승) 기록을 남긴 스턴건 김동현(43)은 은퇴 후 예능인으로 새 삶을 살고 있지만 코리안 좀비 정찬성(37)과 최두호는 여전히 UFC 챔프라는 꿈을 꾸고 있다. 다만 정찬성은 더는 선수가 아닌 코치로 챔피언 만들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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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10’에서 코치로 참여한 정찬성(왼쪽)이 옥타곤 케이지 위로 올라와 최두호(오른쪽 뒷모습)를 축하해주고 있다. 정찬성 인스타그램
지난 8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10’에서 코치로 참여한 정찬성(왼쪽)이 옥타곤 케이지 위로 올라와 최두호(오른쪽 뒷모습)를 축하해주고 있다. 정찬성 인스타그램


최두호는 지난 8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10’ 페더급 1경기에서 러시아 M-1 글로벌 챔피언 출신 네이트 랜드웨어(36·미국)를 3라운드 3분 21초에 때려 눕히며 세계 격투팬에게 ‘슈퍼보이의 부활’을 알렸다.

2016년 7월 티아고 타바레스(40·브라질)와의 경기 이후 꺼졌던 연승의 엔진을 8년 만에 다시 켰다. 앞서 3연패 슬럼프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과 입대 등으로 백기를 가진 최두호는 2023년 2월 3년 2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무승부에 그쳤지만, 지난 7월 빌 알지오(35·미국)에게 2라운드 KO승을 거두며 옥타곤 감각을 다시 깨웠다.

전날 8각 케이지에서 보여준 최두호의 기량은 전성기의 스피드와 펀치력에 그래플링 기술과 체력까지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었다. 최두호는 전체 타격 114-32, 테이크다운 4-0, 유효 타격 78-25로 모든 수치에서 랜드웨어를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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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호(흰색 트렁크)가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10 페더급 경기에서 네이트 랜드웨어게 그라운드 기술을 시도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AP 연합뉴스
최두호(흰색 트렁크)가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10 페더급 경기에서 네이트 랜드웨어게 그라운드 기술을 시도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AP 연합뉴스


UFC 데뷔 초 2라운드 중반 이후 급격히 저하됐던 체력 문제는 말끔히 지워냈다. 여기에는 UFC 페더급 랭킹 3위까지 오르며 ‘불멸의 챔프’ 조제 알도(38·브라질)와 타이틀 매치까지 치렀던 선배 정찬성의 지옥훈련이 주효했다.

지난해 8월 UFC 페더급 챔피언 출신 맥스 할로웨이(33·미국)와의 경기를 끝으로 은퇴한 정찬성은 이제 최두호와 동고동락하고 있다. 아무리 강력한 펀치를 맞아도 죽지 않는 ‘좀비’ 특유의 체력과 상대를 질식시키는 그래플링 기술을 최두호에 전수하고 있다.

전날 최두호가 2연승을 거둔 직후 감사함을 전한 사람 역시 전찬성이었다. 최두호는 링 인터뷰에서 “여기 안 계시지만 저를 믿고 지지해주시는 양승원 감독님 너무 감사드리고 (코치로 함께 한) 찬성이 형에게 감사드린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정찬성은 경기 후 이날 현장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누구도 이보다 계획대로 완벽하게 성공시킬 순 없다”라고 쓴 뒤 최두호를 지칭하며 “챔피언이 될 몸이시다. 내 꿈을 이뤄줘! 고생했어, 믿어줘서 고마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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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10’에서 정찬성(오른쪽)이 최두호(가운데)의 승리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정찬성 인스타그램
지난 8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10’에서 정찬성(오른쪽)이 최두호(가운데)의 승리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정찬성 인스타그램


최두호는 다음 경기 상대로 랭킹 13위 브라이스 미첼(30·미국)을 지목했다. UFC 챔피언이라는 좀비와 슈퍼보이의 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박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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