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마 폭염에 녹아내리는 윔블던…고프 1회전 탈락, 조코비치 복통 이변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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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수정 2025-07-02 14:26
입력 2025-07-02 14:26

유럽 전역이 열돔에 갇혀
런던, 이번 주 35도 예보
호흡곤란으로 경기 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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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테니스 선수 마르톤 퍼소비치스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대회 남자 단식 1회전 경기 중 머리에 얼음주머니를 올린채 열기를 식히고 있다. 런던 EPA 연합뉴스
헝가리 테니스 선수 마르톤 퍼소비치스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대회 남자 단식 1회전 경기 중 머리에 얼음주머니를 올린채 열기를 식히고 있다. 런던 EPA 연합뉴스


최근 유럽 전역이 고온 건조한 ‘열돔’(Heat Dome)에 갇히면서 지난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개막한 테니스 메이저 대회 윔블던(총상금 5350만 파운드·약 997억원)에서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영국 국영방송 BBC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개막일 당시 런던의 낮 최고 기온은 32.3도에 이르며 역대 윔블던 개막일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종전 윔블던 개막일 최고 기온은 2001년의 29.3도다. 윔블던 역대 최고 기온은 2015년 35.7도로, 이번 주 영국 전역에 35도 안팎의 불볕더위가 예보되면서 선수들은 더위라는 복병과도 싸워야 할 전망이다.

런던의 폭염은 이미 선수들의 경기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윔블던 여자 단식에서 2차례 준우승 경력이 있는 세계랭킹 59위 온스 자베르(31·튀니지)는 개막일 오전 11시에 열린 대회 1회전 도중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결국 기권을 선언했다.

남자 단식에서는 세계랭킹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와 138위 파비오 포니니(38·이탈리아)의 경기를 지켜보던 한 관중이 폭염에 쓰러지면서 경기가 일시 중단됐다. 이때 알카라스는 자신의 아이스박스에서 차가운 물병을 챙겨 코트 반대편으로 달려가 탈진한 관중을 돌보던 보안요원에게 물병을 건네는 스포츠맨십을 발휘했고, 관중들은 박수갈채로 그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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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개막한 1일(한국시간) 남자 단식 1회전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파비오 포니니의 경기중 폭염에 탈진한 남성 관중을 현장 보안요원이 돌보고 있다. 런던 AFP 연합뉴스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개막한 1일(한국시간) 남자 단식 1회전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파비오 포니니의 경기중 폭염에 탈진한 남성 관중을 현장 보안요원이 돌보고 있다. 런던 AFP 연합뉴스


지난달 프랑스오픈을 우승한 알카라스 역시 더운 날씨에 고전하며 3-2(7-5 6-7<5-7> 7-5 2-6 6-1) 진땀승을 거뒀다. 그는 경기 직후 “이렇게 더운 날 경기를 치른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기에 경기력을 유지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우승자 코코 고프(21·미국)는 2일 열린 여자 단식 1회전에서 탈락했다. 세계랭킹 2위인 고프는 42위 다야나 야스트렘스카(25·우크라이나)에 0-2(6-7<3-7> 1-6)로 졌다. 다만 고프는 경기 직후 “잔디코트에서 더 많은 경기를 치렀어야 했을지도 모른다”며 패인을 날씨가 아닌 잔디코트 경험 부족에서 찾았다. 그가 우승한 프랑스오픈은 클레이 코트에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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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크 조코비치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대회 남자 단식 1회전 경기 중 복통으로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한 뒤 약을 먹고 있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노바크 조코비치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대회 남자 단식 1회전 경기 중 복통으로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한 뒤 약을 먹고 있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남녀 통틀어 메이저 단식 최다 25회 우승에 도전하는 노바크 조코비치(38·세르비아)는 이날 남자 단식 1회전 중 갑작스레 찾아온 복통을 극복하고 알렉상드르 뮐러(28·프랑스)에 3-1(6-1 6-7<7-9> 6-2 6-2)로 이겼다. 조코비치는 3세트 초반 복통으로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해 약을 먹고 경기를 이어갔다. 그는 경기 후 “위장염이었는지 모르겠는데, 약을 먹은 뒤 기적처럼 에너지가 회복됐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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