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행에 마침표 찍는 ‘손’… 월드컵 라스트 댄스 준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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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국진 기자
강국진 기자
수정 2025-08-04 00:43
입력 2025-08-04 00:43

손흥민, 토트넘과 작별… EPL 173골·101도움, 亞 최초 득점왕, 유로파 우승… 美 LA FC행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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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가 끝난 뒤 동료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서울 연합뉴스
손흥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가 끝난 뒤 동료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서울 연합뉴스


10년간 동행했던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손흥민(33)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여 축구팬들 앞에서 고별전을 치렀다.

●서울서 고별전… 박수 받으며 후반 교체

손흥민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친선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후반 18분까지 뛰었다. 토트넘은 물론 뉴캐슬 선수들도 한마음으로 손흥민에게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토트넘을 떠난다는 걸 공식 발표했기 때문에 이날 친선전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였다.

손흥민은 기자회견에서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면서 “작별에도 좋은 시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이 그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BBC와 스카이스포츠 등 주요 외신들은 손흥민의 이적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하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 FC가 차기 행선지로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적 결정은 손흥민과 토트넘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토트넘으로선 계약기간이 2026년 여름까지였다. 1992년생인 손흥민의 나이를 고려하면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득점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토트넘으로선 올여름이 이적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밖에 없다.

●“월드컵 가장 중요” 내년 염두에 둔 듯

손흥민으로서도 새 감독 체제에서 입지가 좁아진 토트넘에 잔류하기보다는 새로운 팀에서 경기 감각을 유지해 내년에 열리는 월드컵 무대를 노리는 게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LAFC가 유력한 차기 행선지인 이유도 2026 북중미월드컵이 열리는 현장을 미리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도 기자회견에서 “월드컵이 가장 중요하다.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기에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주요 외신들은 물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도 손흥민의 업적을 되새겼다. EPL 사무국은 홈페이지 머리기사에서 손흥민을 규정하는 세 가지로 ‘기록, 충성, 영광’을 꼽았다. 2021~22시즌 EPL 득점왕(23골) 등 손흥민이 세운 각종 기록, 10시즌 동안 토트넘을 위해 보여 준 헌신,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유럽 챔피언에 올랐다는 걸 되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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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EPL에서 골을 넣을 때마다 했던 ‘찰칵 세리모니’.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손흥민이 EPL에서 골을 넣을 때마다 했던 ‘찰칵 세리모니’.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외신·EPL도 이적·업적 보도하며 찬사

EPL 사무국은 유튜브를 통해 손흥민이 EPL에서 보여 준 ‘최고의 움직임 11가지’ 영상도 공개했는데, 첫 번째는 단연 2019년 12월 번리를 상대로 나온 ‘70m 질주’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이 득점으로 2019~20시즌 EPL ‘올해의 골’과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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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2021~22시즌 EPL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받은 트로피.
손흥민이 2021~22시즌 EPL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받은 트로피.


●분데스리가서도 5년간 49골 활약

손흥민은 토트넘뿐 아니라 독일 분데스리가까지 15년에 걸쳐 유럽 무대에서 뚜렷한 발자국을 남겼다. 함부르크에서 2010~11시즌에 프로무대에 데뷔한 뒤 세 시즌 동안 공식전 78경기 20골을 넣었고, 2013~14시즌 이후 레버쿠젠에서 세 시즌 동안 공식전 87경기 29골을 기록했다. 2015년 8월 토트넘으로 이적한 그는 데뷔 시즌 공식전 40경기 8골(EPL 4골)에 그치며 적응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2016~17시즌에는 공식전 47경기 21골(EPL 14골)로 맹활약하며 붙박이 골잡이로 자리잡았다.

손흥민은 2016~17시즌부터 2023~24시즌까지 EPL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2021~22시즌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23골)에 오르며 정점을 찍었다. 토트넘에서 10시즌을 뛰는 동안 공식전 454경기 173골(EPL 127골·컵대회 19골·유럽클럽대항전 27골), 101도움으로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부문 5위, 최다 출전 8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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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지난 5월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는 모습. 빌바오 AP 뉴시스
손흥민이 지난 5월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는 모습.
빌바오 AP 뉴시스


좀처럼 주요 대회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손흥민은 지난 5월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꿈에 그리던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명실상부 세계 축구계를 대표하는 선수임을 입증했다.

강국진 기자
2025-08-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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