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농 전설’ 박신자 여사 “일본에 지는 모습 화나…한국 농구 채찍질 해 달라”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서진솔 기자
서진솔 기자
수정 2025-08-31 11:01
입력 2025-08-31 11:01
이미지 확대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 박신자 여사가 3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5 박신자컵 개막전을 마치고 일본 최강 후지쓰 레드웨이브에 52-62로 패한 부산 BNK 선수단에 조언하고 있다. WKBL 제공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 박신자 여사가 3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5 박신자컵 개막전을 마치고 일본 최강 후지쓰 레드웨이브에 52-62로 패한 부산 BNK 선수단에 조언하고 있다. WKBL 제공


이미지 확대
박신자 여사가 3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2025 박신자컵 개막 전에 부산 BNK 박혜진과 훈련하고 있다. WKBL 제공
박신자 여사가 3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2025 박신자컵 개막 전에 부산 BNK 박혜진과 훈련하고 있다. WKBL 제공


한국 여자농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박신자(84) 여사가 국제 대회에서 부진한 후배들을 향해 “일본에 지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난다. 슛 연습을 더 해야 한다. 채찍질이 필요하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박 여사는 30일부터 9일간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리는 2025 박신자컵 개막을 앞두고 “지는 걸 몹시 싫어하는데 한국이 2024 파리올림픽에 오르지 못해 실망스럽다. 제가 선수로 뛸 때는 당당히 세계 대회에 출전했다. 잘한다고만 하지 말고 야단도 쳐달라”고 쓴소리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박 여사는 자신의 이름을 딴 대회가 10주년에 접어든 것을 기념해 부산을 찾았다. 박 여사는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아홉 살에 가족과 함께 부산으로 피난 왔다. 트럭을 얻어 타고 화물기차로 갈아타면서 모진 고생 끝에 부산진에 도착한 다음 어느 집의 외양간 근처에 작은 방을 얻어 지냈다. 제게 부산은 호의를 베풀어줬던, 고마운 곳”이라고 전했다.

한국 농구의 전설 박 여사는 1967년 세계선수권대회(월드컵 전신)에서 대표팀의 에이스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이에 아시아 국적으로 사상 처음 2020년 국제농구연맹(FIBA) 명예의 전당 선수 부분에 헌액됐다. 그는 지난 7월 FIBA 아시아컵을 4위로 마친 한국 여자농구에 대해 “우리 선수들이 1등을 목표로 노력해 주길 바란다. 아시아에서 쩔쩔매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조언했다.

이미지 확대
박신자 여사가 3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5 박신자컵 개막전을 마치고 일본 최강 후지쓰 레드웨이브에 52-62로 패한 부산 BNK 선수단에 조언하고 있다. 가운데는 그의 조카인 박정은 BNK 감독. WKBL 제공
박신자 여사가 3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5 박신자컵 개막전을 마치고 일본 최강 후지쓰 레드웨이브에 52-62로 패한 부산 BNK 선수단에 조언하고 있다. 가운데는 그의 조카인 박정은 BNK 감독. WKBL 제공


박 여사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A조 개막전에서 부산 BNK가 일본 최강 후지쓰 레드웨이브에 52-62로 패배하자 선수들을 불러 모아 아쉬운 점을 짚기도 했다. 특히 빅맨 박성진에게 “더 많이 연습하라”며 애정 어린 조언을 남겼다.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 정상에 올랐던 BNK는 박 여사의 조카인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팀이다.

박 감독은 “여사님께서 선수들이 속도와 체력 부문에선 발전했는데 수 싸움이 너무 단면적이라며 제 잔머리를 선수들에게 전수하라고 하셨다”면서 “고모는 항상 제가 더 노력해서 부족한 점을 채우길 바라셨고, 저도 박신자 조카라는 말을 지우기 위해 달리다 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고 털어놨다.

부산 서진솔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
닫기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