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말 행복한 선수” 이승엽 36번 유니폼 반납 ‘눈물’

김유민 기자
수정 2017-10-03 22:51
입력 2017-10-03 22:51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은 3일 대구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최종전이 끝난 뒤 은퇴식을 가졌다.
라이온즈 파크를 가득 메운 팬들이 “이승엽”을 연호했다. 이승엽은 촉촉해진 눈으로 그라운드와 관중석을 돌아봤다. 삼성 이수빈 구단주가 ‘이승엽 재단’을 위해 출연금 1억원을 전달했다. 이승엽은 2015년 11월 삼성과 FA 2년 계약을 하며 3억원을 출연해 이승엽 재단을 만들었다. 은퇴 후 꿈나무 야구 선수 육성을 위한 재단 설립 자금이었다. 삼성은 이 뜻을 이어받아 1억원을 기부했다.
김동환 라이온즈 대표이사는 순금으로 만든 ‘홈런 기념패’를 선물했다. 이승엽은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 동점 3점포, 2003년 당시 아시아 한 시즌 최다인 56호 홈런,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전 역전포, 2006년 WBC 아시아 라운드 결승 역전 홈런, KBO리그 통산 450호 홈런 장면을 금으로 새겼다.
이승엽의 눈시울은 점점 붉어졌고 삼성 주장 김상수가 순금 야구공과 기념 배트를 이승엽 품에 안겼다. 이승엽의 경북고 시절 은사 서석기 TBS 해설위원이 경북고 모자를, 이승엽의 삼성 입단 당시 사령탑 우용득 전 감독이 삼성 입단할 때 유니폼을 전달하며 ‘추억’도 되살렸다. 행사 진행은 대구 야구장 장내아나운서와 선수로 인연을 맺은 방송인 김제동이 맡았다.
이승엽은 팬들을 향해 “어릴 때 삼성 선수가 되는 꿈을 꿨다. 다행히 삼성에 입단했고, 우승도 했다”며 “이렇게 은퇴식까지 치르니 난 정말 행복한 선수다. 평생 이 순간을 잊지 않겠다”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승엽은 마지막으로 타석에 서서 배트를 잡았다. 마운드 위에서 불빛으로 그린 공 모양이 등장했고, 팬들이 “이승엽 홈런”을 외치자 이승엽은 시원한 스윙을 했다. 그리고 불꽃이 터졌다. ‘타자 이승엽’의 마지막 스윙이었다. 이승엽은 등번호 36이 적힌 유니폼 상의를 벗어, 김동환 대표이사에게 반납했다. 이승엽의 영구결번식이었다.
이승엽은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다시 마운드 근처로 왔다. 삼성 후배들은 이승엽을 높이 들어 올렸다. 헹가래를 치는 후배 김상수는 펑펑 울었고 이승엽은 따뜻하게 포옹했다. 대구 라이온즈 파크 오른쪽 외야 관중석 위 벽에는 이승엽의 얼굴과 함께 36번이 새겨졌다. ‘전설’ 이승엽은 그렇게 그라운드를 빛내며 떠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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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에서 눈물 흘리는 이승엽3일 저녁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의 은퇴식에서 이승엽이 행사 중 감회에 젖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7.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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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전설이 되어 그라운드를 떠나다3일 저녁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의 은퇴식에서 이승엽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7.10.3 -
인사하는 이승엽이승엽 삼성라이온즈 선수가 3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7.10.3/뉴스1 -
눈물 흘리는 이승엽이승엽이 3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후 열린 은퇴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7.10.3 -
‘잘가요 이승엽’이승엽이 3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후 열린 은퇴식에서 동료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2017.10.3 -
이승엽의 마음 담은 메시지3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삼성 이승엽의 보호장비에 매 타석마다 다른 메시지가 새겨져 있다. 2017.10.3 -
마지막 이승엽 응원하는 관중들3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9회초 삼성 이승엽이 수비를 위해 1루로 향하며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17.10.3 -
이승엽 은퇴 경기 시구하는 이승엽 부인 이송정씨3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이날 은퇴식을 하는 삼성 이승엽을 기념해 부인 이송정씨가 시구를 하고 있다. 2017.10.3 -
삼성 이승엽 ‘이렇게 던져’이승엽 선수의 부인 이송정씨가 3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즈와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히고 있다.이승엽은 시포를 맡았다. 2017.10.3/뉴스1 -
시구하는 이승엽의 부인 이송정씨이승엽 선수의 부인 이송정씨가 3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즈와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히고 있다.이승엽은 시포를 맡았다. 2017.10.3/뉴스1 -
이승엽, 은퇴경기는 가족과 함께이승엽 선수의 부인 이송정씨가 3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즈와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히고 있다.이승엽은 시포를 맡았다. 2017.10.3/뉴스1 -
부인 시구 받아내는 이승엽3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이날 은퇴식을 하는 삼성 이승엽이 부인 이송정씨의 시구를 받아내고 있다. 2017.3.10. -
시구하는 이승엽 부인 이송정씨3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이날 은퇴식을 하는 삼성 이승엽을 기념해 부인 이송정씨가 시구를 하고 있다. 2017.10.3 -
부인 시구 받아내는 이승엽3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이날 은퇴식을 하는 삼성 이승엽이 부인 이송정씨의 시구를 받아내고 있다. 2017.10.3
라이온즈 파크를 가득 메운 팬들이 “이승엽”을 연호했다. 이승엽은 촉촉해진 눈으로 그라운드와 관중석을 돌아봤다. 삼성 이수빈 구단주가 ‘이승엽 재단’을 위해 출연금 1억원을 전달했다. 이승엽은 2015년 11월 삼성과 FA 2년 계약을 하며 3억원을 출연해 이승엽 재단을 만들었다. 은퇴 후 꿈나무 야구 선수 육성을 위한 재단 설립 자금이었다. 삼성은 이 뜻을 이어받아 1억원을 기부했다.
김동환 라이온즈 대표이사는 순금으로 만든 ‘홈런 기념패’를 선물했다. 이승엽은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 동점 3점포, 2003년 당시 아시아 한 시즌 최다인 56호 홈런,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전 역전포, 2006년 WBC 아시아 라운드 결승 역전 홈런, KBO리그 통산 450호 홈런 장면을 금으로 새겼다.
이승엽의 눈시울은 점점 붉어졌고 삼성 주장 김상수가 순금 야구공과 기념 배트를 이승엽 품에 안겼다. 이승엽의 경북고 시절 은사 서석기 TBS 해설위원이 경북고 모자를, 이승엽의 삼성 입단 당시 사령탑 우용득 전 감독이 삼성 입단할 때 유니폼을 전달하며 ‘추억’도 되살렸다. 행사 진행은 대구 야구장 장내아나운서와 선수로 인연을 맺은 방송인 김제동이 맡았다.
이승엽은 팬들을 향해 “어릴 때 삼성 선수가 되는 꿈을 꿨다. 다행히 삼성에 입단했고, 우승도 했다”며 “이렇게 은퇴식까지 치르니 난 정말 행복한 선수다. 평생 이 순간을 잊지 않겠다”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승엽은 마지막으로 타석에 서서 배트를 잡았다. 마운드 위에서 불빛으로 그린 공 모양이 등장했고, 팬들이 “이승엽 홈런”을 외치자 이승엽은 시원한 스윙을 했다. 그리고 불꽃이 터졌다. ‘타자 이승엽’의 마지막 스윙이었다. 이승엽은 등번호 36이 적힌 유니폼 상의를 벗어, 김동환 대표이사에게 반납했다. 이승엽의 영구결번식이었다.
이승엽은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다시 마운드 근처로 왔다. 삼성 후배들은 이승엽을 높이 들어 올렸다. 헹가래를 치는 후배 김상수는 펑펑 울었고 이승엽은 따뜻하게 포옹했다. 대구 라이온즈 파크 오른쪽 외야 관중석 위 벽에는 이승엽의 얼굴과 함께 36번이 새겨졌다. ‘전설’ 이승엽은 그렇게 그라운드를 빛내며 떠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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