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선착장 인근 강바닥 걸려 멈춰
시민 “담요 두른 아이들 떨고 있었다”
서울시 “저수심 구간 진입이 원인”
당분간 마곡~여의도 구간만 운항
오세훈 “불편 송구… 신속 보완할 것”
연합뉴스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선착장 인근 저수심 구간에서 승객 82명을 태운 한강버스가 강바닥에 걸려 멈췄다. 사고 직전 항로 이탈이 원인이 됐다. 이에 시는 항로 점검 등이 이어지는 동안 한강버스를 마곡~여의도 구간만 운항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불안과 불편을 끼쳐 드려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사고는 15일 오후 8시 25분 잠실선착장에서 약 118m 떨어진 지점에서 일어났다. 시는 즉시 구조정을 투입해 오후 9시 14분까지 승객 전원을 안전하게 하선시켰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시는 이번 사고의 직접 원인을 ‘항로 이탈에 따른 저수심 구간 걸림’으로 보고 있다. 잠실 인근 우측 항로 표시등(부이)의 밝기가 충분하지 않아 야간 시인성이 떨어졌다는 점도 간접 원인으로 지목했다. 정확한 원인은 해양안전심판원과 경찰, 행정안전부의 추가 조사로 확정될 전망이다.
시는 당분간 한남대교 남단 마곡·망원·여의도 구간만 우선 운항하고, 압구정·옥수·뚝섬·잠실 등 상류 구간은 항로 점검이 끝날 때까지 운항을 중단한다. 수중 탐사와 토사 퇴적 현황 조사 등 안전 조치도 병행한다. 인양 작업은 당초 16일 새벽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수위 조건이 맞지 않아 오는 19일 오후 7시로 연기됐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승객 여러분께 불안과 불편을 끼쳐 드려 송구하다”며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여 부족한 부분은 신속하게 보완하고, 시민의 일상에 온전하게 정착할 때까지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 사고를 인근 선착장에서 목격한 시민 A씨는 “밤 9시쯤 작은 배를 타고 사람들이 한강공원 육지로 나왔다”면서 “담요를 몸에 두른 아이들이 무서운 듯 떨고 있었다. 주황색 구명조끼를 입고 구조된 한 탑승자는 ‘다시는 안 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규상·반영윤 기자
2025-11-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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