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또 뇌물 재판 빠졌다…이번엔 “식중독” 이유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07-21 17:55
입력 2025-07-21 17:54
│이스라엘 총리실 “수액 치료 후 회복 중”
│TOI “재판 가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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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으로 병상에 누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모습을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한 이미지.
식중독으로 병상에 누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모습을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한 이미지.


베냐민 네타냐후(75) 이스라엘 총리가 식중독 증세로 병가에 들어가면서 그의 뇌물 재판 증언 일정이 또다시 연기됐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현지 매체는 20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의 뇌물 혐의 재판이 올가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전날 밤 상한 음식을 먹은 뒤 복통과 탈수 증세를 보여 자택에서 주치의의 진료를 받았다”며 “정맥 수액 치료를 받고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향후 사흘간 재택근무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예루살렘지방법원은 21일과 22일로 예정돼 있던 형사 재판 증언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검찰은 기일을 23일과 24일로 미뤄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번 주 내 재조정은 불가능하다”며 아예 기일을 취소해버리고 나중에 새로 잡기로 했다. 법원이 다음 주부터 여름 휴정기에 돌입해 9월 5일까지 대부분의 재판이 중단되기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의 출석 기일을 새로 잡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가 700개 받은 혐의…반복된 법정 출석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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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가 1997년 9월 28일(현지시간) 첫 임기를 시작한 이후 시가를 즐기고 있다. A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가 1997년 9월 28일(현지시간) 첫 임기를 시작한 이후 시가를 즐기고 있다. AP 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는 2007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할리우드 제작자 아르논 밀찬, 호주 재벌 제임스 패커 등으로부터 약 70만 셰켈(한화 약 2억6000만 원) 상당의 시가, 샴페인, 보석 등을 수수한 혐의로 2019년 11월 기소됐다.

이 중에는 쿠바산 고급 시가 700여 개, 약 7만 셰켈(약 2000만 원)어치가 포함돼 있으며, 일부는 장기적인 ‘사치품 제공 청탁’의 대가로 의심받고 있다. 네타냐후는 재판에서 검찰 신문을 앞둘 때마다 건강 문제, 외교 일정 등을 이유로 반복적으로 출석을 미뤄왔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3월 탈장 수술, 7월 심박조율기 시술, 12월 전립선 절제술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식중독 역시 법정 출석을 피하기 위한 전략 아니냐는 일각의 의심도 나온다.

트럼프 “이게 무슨 재판이냐?”…내정간섭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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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이스라엘 정부 공보국(GPO)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이스라엘 정부 공보국(GPO)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네타냐후 총리를 공개적으로 감싸 논란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SNS에 “전쟁 영웅 네타냐후가 시가 몇 개, 벅스 버니 인형 같은 것 때문에 법정에 앉아 있어야 하냐?”며 “이건 정치적 마녀사냥이며, 나도 겪은 바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네타냐후를 놔줘야 한다”며 “그는 하마스 인질 협상 등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주장했고 “미국이 이스라엘에 매년 수십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며 사실상 압박성 발언도 덧붙였다.

이런 발언은 미국 대통령이 타국의 사법 절차에 개입하려 한 것으로 해석되며 국제적 논란을 낳기도 했다. 현지 언론과 외교가는 “미국 대통령의 언급은 명백한 내정간섭 소지가 있다”며 “이스라엘 사법 시스템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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