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본토 맞혔다” 우크라, 에이태큼스 첫 공식 사용…미국도 움직였다 [핫이슈]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11-19 15:26
입력 2025-11-19 15:26

우크라 “장거리 타격 지속” 선언…미국의 제한 완화 여부에 국제사회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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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이 운용하는 에이태큼스(ATACMS) 전술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 에이태큼스는 사거리 최대 약 320㎞대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우크라이나가 이번에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 타격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미 육군 제공
미 육군이 운용하는 에이태큼스(ATACMS) 전술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 에이태큼스는 사거리 최대 약 320㎞대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우크라이나가 이번에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 타격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미 육군 제공


우크라이나가 18일(현지시간) 미국이 제공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러시아 영토에 직접 발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제 장거리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한 사실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제한을 사실상 풀었거나 최소한 러시아 본토 타격을 용인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군사 목표물을 정밀 타격했다”며 “우리는 주권을 지키기 위해 장거리 타격 능력을 계속 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도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공급한 무기로 러시아 내부를 공격한 첫 공식 사례”라고 평가했다.

보로네시 훈련장 공격 정황…피해는 모두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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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군사 블로거들은 러시아 보로네시주 포고노보 훈련장이 에이태큼스(ATACMS) 공격을 받은 지점이라고 주장한다. 사진은 위성사진에 표시된 포고노보 훈련장 일대. 구글 어스 제공
우크라이나 군사 블로거들은 러시아 보로네시주 포고노보 훈련장이 에이태큼스(ATACMS) 공격을 받은 지점이라고 주장한다. 사진은 위성사진에 표시된 포고노보 훈련장 일대. 구글 어스 제공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군사 블로거들은 러시아 보로네시주 포고노프 훈련장을 주요 타격 지점으로 지목하고 있다. 국경에서 약 170㎞ 떨어진 이 지역은 최신형 에이태큼스(사거리 약 320㎞)가 도달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발사 수량과 피해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고 러시아도 피해 여부를 밝히지 않아 독립적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에이태큼스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러시아 방공망에 요격되는 영상도 등장했다.

트럼프 정부, ‘러 본토 타격’ 제한을 풀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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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고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차량에서 에이태큼스(ATACMS) 전술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에이태큼스는 사거리 최대 320㎞급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핵심 장거리 타격 전력으로 운용되고 있다. 미 육군 제공
미 육군 고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차량에서 에이태큼스(ATACMS) 전술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에이태큼스는 사거리 최대 320㎞급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핵심 장거리 타격 전력으로 운용되고 있다. 미 육군 제공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국방부가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에이태큼스 사용을 여러 차례 제약해 왔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는 지난해 11월에야 극히 제한적인 조건 아래 러시아 영토 타격을 부분적으로 허용했으며 미 국방부는 올해 초에도 러시아 본토를 향한 타격을 승인하지 않아 수개월 동안 에이태큼스 운용을 사실상 막았다. 이어 여름과 가을 사이에는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고위급 승인 절차가 작동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부 공격을 시도했지만 제동이 걸린 사례도 있었다고 WSJ은 보도했다.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하면 이번 우크라이나의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부적으로 사용 규칙을 조정했거나 러시아 본토 타격을 사실상 허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로이터는 이를 “미국 정책의 중요한 변곡점”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에이태큼스 추가 공급했을 가능성 커져군사 전문지 워존(TWZ)은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가 새로운 에이태큼스를 공급받았다는 정황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에이태큼스 재고가 많지 않아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약 20~40발만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P는 “우크라이나는 올해 초 이미 에이태큼스를 소진했다”고 보도했고 WSJ도 “우크라이나의 잔량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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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M142 하이마스(HIMARS)에서 차세대 전술탄도미사일 프리즘(PrSM)이 시험 발사되는 모습. 프리즘은 에이태큼스(ATACMS)를 대체할 장거리 타격 체계로 개발되고 있다. 미 국방부 제공
미 육군 M142 하이마스(HIMARS)에서 차세대 전술탄도미사일 프리즘(PrSM)이 시험 발사되는 모습. 프리즘은 에이태큼스(ATACMS)를 대체할 장거리 타격 체계로 개발되고 있다. 미 국방부 제공


미국은 지난해 말부터 차세대 단거리 탄도미사일 프리즘(PrSM)을 본격 배치했다. 워존은 “프리즘 도입이 미국에 에이태큼스를 다시 제공할 여유를 만들어 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결국 재고 여건 변화와 트럼프 행정부의 제한 완화가 맞물리며 에이태큼스가 다시 전선에 등장했다는 분석이다.

국제사회도 긴장 고조…유가 1.4% 급등에이태큼스 공격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에너지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배럴당 60.74달러로 마감하며 전장 대비 1.39% 상승했다. 장중 59달러대까지 밀렸던 WTI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고조되자 하락 흐름을 뒤집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제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직접 타격한 사실이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흑해 원유 수출 요충지인 노보로시스크항을 잇달아 드론으로 공격한 점도 공급망 우려를 확대했다.

유럽연합(EU)도 러시아의 파괴 공작을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폴란드의 핵심 군수 수송 철로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을 언급하며 “러시아가 여러 국가 영토에서 조직하는 파괴 행위는 매우 심각하다”며 이를 “테러적 성격의 공격”으로 규정했다. 폴란드 정부는 러시아 정보기관에 포섭된 우크라이나인 2명이 사건을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쟁이 러시아 본토와 유럽 공급망으로 확산하면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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