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 일본 외교관이 중국에 고개 숙인 ‘진짜 이유’ 이거였나…현장 증언 공개 [핫이슈]

송현서 기자
송현서 기자
수정 2025-11-20 09:57
입력 2025-11-2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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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왼쪽)이 18일 베이징에서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 국장·맨 오른쪽)과 협의를 마 친후 모습. 중국 위위안탄톈 영상 캡처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왼쪽)이 18일 베이징에서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 국장·맨 오른쪽)과 협의를 마 친후 모습. 중국 위위안탄톈 영상 캡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국과 일본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일본 외교관이 중국 외교관 앞에서 굴욕적으로 머리를 숙인 모습의 영상과 관련해 일본 측 반발이 쏟아졌다.

앞서 지난 18일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시아 국장이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중국으로 급파된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만났다.

이후 관영 매체 중국중앙(CC)TV 계열 SNS 계정인 ‘위위안탄톈’이 협의가 끝난 뒤 외부로 나온 류 국장과 가나이 국장의 모습이 담긴 20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류 국장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굳은 표정으로 가나이 국장을 내려다보고, 가나이 국장은 한 손에 가방을 든 채 류 국장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류 국장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과 태도로 가나이 국장을 대했고, 가나이 국장은 엄중하고 긴장된 눈빛을 발아래로 떨구며 쉽사리 고개를 들지 않는다.

해당 영상은 곧바로 전 세계로 확산했고 일본이 중국에게 굴욕적인 낮은 태도로 협상에 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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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왼쪽)이 18일 베이징에서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 국장·맨 오른쪽)과 협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위위안탄톈 제공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왼쪽)이 18일 베이징에서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 국장·맨 오른쪽)과 협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위위안탄톈 제공


이와 관련해 일본 현지 언론은 일제히 해명과 항의를 쏟아냈다.

아사히신문은 “일부 현지 미디어는 ‘고개 숙여 중국 외무성을 떠나는 일본 관리’라는 제목도 붙였다”며 “일본이 해명하러 온 것처럼 인상을 만들어 중국이 우위인 입장임을 연출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측을 불러 항의한 것을 연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이번 협의를 앞두고 자민당에서는 ‘사과하러 가느냐’는 쓴소리가 있었고 일본 정부는 정례적 상호 방문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고개 숙인 가나이 국장과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거만한 표정과 태도로 그를 내려다보는 류 국장이 있었던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현지 기자의 ‘증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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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왼쪽)이 18일 베이징에서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 국장·맨 오른쪽)과 협의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왼쪽)이 18일 베이징에서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 국장·맨 오른쪽)과 협의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지통신은 “자사 기자가 현장에 있었다”면서 “양측이 로비에 나타나 멈췄을 때 주머니에 손을 넣은 류 국장 이야기를 가나이 국장이 듣는 모양새가 됐지만, 가나이 국장이 옆에 선 통역 쪽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머리를 숙인 것처럼 비쳤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국 측의 우위를 어필하기 위한 선전전의 일환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측이 일본 정부를 망신주기 위해 관영 언론을 동원해 상황을 연출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본 내에서는 류 국장의 복장 역시 계산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마이니치신문은 “중국중앙(CC)TV의 해당 영상 보도는 (중국이) 사태의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보여주는 선전전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류진쑹 국장의 인민복풍 복장은 자국을 향한 애국적 메시지를 느끼게 했다”고 보도했다.

관광·교육 이어 수산물 수입 중지로 압박하는 중국한편 지난 18일 교도통신은 “이번 협의에도 양측 간 골이 메워지지 않았다. 긴장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면서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사무차관이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와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은 일본 관광·유학 자제 권고로 보복 조치를 가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지를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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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산물 자료사진 EPA 연합뉴스
일본 수산물 자료사진 EPA 연합뉴스


중국은 일본이 2023년 8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를 시작하자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오염수 방류 이전 수입을 금지했던 10개 광역지자체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나온 수산물 수입을 재개한다고 밝혀 중·일 관계의 해빙을 예고했다.

이달 5일 홋카이도 냉동 가리비 6t이 일본을 떠나 중국으로 향하면서 중국은 2년여 만에 일본산 수산물을 수입했으나, 약 보름 만에 다시 수입 중지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오염수 모니터링이 필요해 수입을 중지한다”고 밝혔으나, 다카이치 총리 발 갈등이 원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일본은 오는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카이치 총리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간 대화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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