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사망보험금 2억 받았는데 세금 8000만원이라니”… 국세청에 덜미 잡힌 사연[세테크]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수정 2026-09-21 16:39
입력 2026-09-21 16:31

계약자 자녀 명의여도 실질적 납부자가 부모면 과세
무턱대고 계약자 변경 땐 연말정산 공제 상실할 수도
‘10년 5000만원’ 자녀증여 활용하면 세금 문제없어

이미지 확대
국세청은 종신보험 계약자가 자녀라도 실질적 납부자가 부모라면 상속세를 부과합니다. 차라리 ‘증여재산공제’(10년간 5000만원)를 활용해 사전에 증여세를 신고한 뒤, 자녀 계좌에서 보험료가 빠져나가도록 하는 게 상속세를 아끼는 방법입니다. 사진은 생명보험 관련 이미지. 123RF
국세청은 종신보험 계약자가 자녀라도 실질적 납부자가 부모라면 상속세를 부과합니다. 차라리 ‘증여재산공제’(10년간 5000만원)를 활용해 사전에 증여세를 신고한 뒤, 자녀 계좌에서 보험료가 빠져나가도록 하는 게 상속세를 아끼는 방법입니다. 사진은 생명보험 관련 이미지. 123RF


1년여 전 부친을 여읜 40대 직장인 김인수(가명)씨는 아버지가 남긴 종신보험에서 사망보험금 2억원을 받았습니다. 가입 당시 보험설계사의 조언에 따라 ‘계약자’와 ‘수익자’를 김씨 본인 명의로 해두었기에 상속세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자녀가 계약자면 사망보험금은 상속재산에서 빠진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입니다.

하지만 최근 날아든 국세청의 상속세 세무조사 결과는 달랐습니다. 국세청은 보험료를 ‘아버지가 우회 대납한 것’으로 보고 2억원 전액을 상속재산으로 판단했습니다. 어머니가 계시지 않아 일괄공제 5억원만 차감된 탓에, 부친 소유의 15억원 상당 아파트만으로도 이미 상속세 과세표준은 10억원에 달했습니다. 여기에 보험금 2억원이 얹어지자 40%의 세율(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 구간)이 적용되면서 김씨는 보험금에서만 상속세 8000만원을 물게 됐습니다.

부모 재산 5억·10억 이하라면… 계약자 자녀로 바꾸는 게 ‘손해’

시중에서는 ‘상속세를 아끼려면 무조건 종신보험 계약자를 자녀로 해야 한다’는 말이 공식처럼 통합니다. 하지만 이는 세법 구조를 반쪽만 이해한 결과입니다.

상속세는 배우자가 있으면 최소 10억원(배우자공제 5억원+일괄공제 5억원),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 자녀만 상속인이라면 5억원(일괄공제)까지 세금이 나오지 않습니다. 물려받을 전체 재산이 이 공제 문턱에 못 미치는 가정이라면, 부모가 계약자이든 자녀가 계약자이든 사망보험금 2억원에 대한 상속세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가정에서 무턱대고 계약자를 자녀로 바꾸면 손해를 봅니다. 부모가 월급 받는 근로소득자라면 본인이 계약자일 때 매년 연말정산에서 챙길 수 있는 ‘보장성보험 세액공제’(연 100만원 한도, 12% 환급) 혜택마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자녀 통장에서 빠져나갔는데… 국세청에 털리는 이유

계약자 명의만 자녀로 바꾸면 상속세로부터 안전할까요. 김씨가 간과한 것은 국세청의 ‘재산·지출·소득 분석시스템’(PCI)이었습니다.

세법은 형식적인 계약서 명의가 아니라 ‘누가 실제로 보험료를 부담했는가’를 따지는 실질과세 원칙을 적용합니다. 국세청이 상속세 조사에 들어가면 자녀의 소득에서 신용카드 사용액,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생활비 등을 차감해 매달 보험료를 낼 실제 ‘잉여 소득’이 있었는지를 역추산합니다.

자녀가 직장에 다닌다 해도 생활비를 쓰고 남은 여유 자금이 보험료 납입액에 미치지 못한다면 정밀 검증 대상에 오릅니다. 특히 이 기간 부모가 자녀 통장으로 비정기적인 용돈을 보냈거나 축의금, 생활비를 보태준 거래 내역이 확인되면 국세청은 이를 ‘보험료 우회 대납’으로 간주합니다. 부모가 건넨 돈으로 자녀가 보험료를 낸 셈이니 실질적 납부자는 부모이고, 따라서 보험금 2억원 전액이 상속재산이라는 논리입니다.

이미지 확대
서울신문은 합법적인 절세의 기술을 통해 여러분의 자산을 불려주는 연재물을 게재하고 있습니다.
서울신문은 합법적인 절세의 기술을 통해 여러분의 자산을 불려주는 연재물을 게재하고 있습니다.


국세청 논리 막는 ‘10년 5000만원’ 증여

그럼 소득 여력이 빠듯한 자녀가 합법적으로 상속세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요. 부모가 매달 쪼개서 통장에 돈을 찔러 넣어주는 방식 대신, 세법이 보장한 합법적 비과세 제도인 ‘직계존속 증여재산공제’를 활용하면 됩니다. 증여재산공제는 10년마다 성인 자녀에게 5000만원까지 증여해도 세금이 한 푼도 붙지 않습니다.

매달 보험료를 대신 내주지 말고, 사전에 5000만원을 자녀에게 증여한 뒤 국세청에 증여재산공제로 공식 신고합니다. 이후 이 계좌에서 매월 종신 보험료가 자동 이체되도록 설정합니다. 부모 사후 상속세 조사가 나오더라도 이 증빙 내용을 제시한다면, 국세청 역시 보험료 대납이나 우회 증여로 문제 삼을 수 없습니다.

설령 증여 후 10년 이내에 부모가 사망해 사전증여 재산이 상속세 과세가액에 다시 합산되더라도, 보험금 2억원 전체가 아닌 당초 증여했던 5000만원만 더해지기에 세금 부담을 4분의 1로 줄일 수 있습니다.

계약자 명의를 어떻게 두고 보험료 출처를 어떻게 증명하느냐에 따라, 사망보험금은 훗날 뜻밖의 세금 부담이 될 수도, 남겨진 가족의 자산을 지켜주는 버팀목이 될 수도 있습니다.

김경두 기자
세줄 요약
  • 계약자 명의보다 보험료 실질 부담자 확인
  • 부모 우회 대납이면 사망보험금 상속재산 편입
  • 국세청, 소득·지출 분석으로 자금 출처 검증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내안의 AI 본성 분석 :
UNMASK ]
기사 읽는 습관에 숨겨진 당신의 MBTI는?
기사 반응 MBTI 확인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부모 재산이 공제한도 미만일 때 계약자를 자녀로 바꾸면?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