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근접 경호, 경찰 이례적 병행… 취임식에서 경호처와 몸싸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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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연 기자
박상연 기자
수정 2025-06-05 00:30
입력 2025-06-05 00:30

‘尹경호처’ 수뇌부 불신 작용한 듯
‘정윤회 문건’ 박관천 경호차장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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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첫날인 4일 오전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태운 차량이 인천 계양구 사저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날 대통령 경호를 경찰이 맡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면서 경찰경호대(흰 동그라미 2명)와 경호처 직원들이 함께 차량 주변에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첫날인 4일 오전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태운 차량이 인천 계양구 사저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날 대통령 경호를 경찰이 맡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면서 경찰경호대(흰 동그라미 2명)와 경호처 직원들이 함께 차량 주변에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첫날인 4일 대통령 경호를 경찰이 맡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대통령 근접 경호를 경찰이 맡은 건 1963년 대통령경호처 창설 이래 처음이다. 기존 경호처 수뇌부에 대한 이 대통령의 불신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호처를 이끌 ‘투톱’까지 외부 인사로 임명했다.

경찰청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대선 후보 때 운용되던 전담 경찰경호대가 기존 경호 활동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경호처 역시 이날 오전 7시 업무 개시 보고를 거쳐 경호를 시작한 터라 이 대통령은 경호처가 제공하는 방탄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고 경호처의 호위도 받았다.

이날 경호처와 경찰은 첫 공식 일정인 국립현충원 참배와 국회 취임 선서 등 대통령 일정 전반에서 함께 근접 경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상 대통령 경호는 경호처가 직접 수행·지휘하고, 후보 기간 꾸려진 경찰 경호팀은 해체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는 경호처 인사 검증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구심이 여전히 크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 국면에 관여한 경호처 인사들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당분간 경호처와 경찰 간 신경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취임 선서에서는 행사장에 진입하려는 경호처 소속 경호원을 경찰 소속 경호원이 몸으로 막으면서 두 사람 간에 작은 몸싸움과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호처는 이날 이 대통령 취임 선서 경호 업무에서 서울경찰청 직할 부대인 22경찰경호대를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 체포를 저지한 혐의를 받는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 라인이 업무 배제를 주도했다는 말이 나온다.

이날 인선에선 경호처장과 차장 모두에 경호처 외부 인사가 임명됐다. 경호처장으로 임명된 황인권 전 육군 대장은 육군3사관학교 출신이다. 박관천 신임 경호처 차장은 경찰 출신이다. 박 신임 차장은 2014년 박근혜 정부 시절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인 이른바 ‘정윤회 문건’을 작성한 인물이다.

박상연 기자
2025-06-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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