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공공기관 부채 500조 넘는다
수정 2012-09-27 00:46
입력 2012-09-27 00:00
재정부 ‘중장기재무관리계획’
가계 부채와 더불어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는 공공기관 부채가 올해 5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부채 증가세가 가팔라 2015년에는 6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자산 2조원 이상인 41개 대형 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은 내년에 234%까지 치솟으면서 사실상 ‘부실’ 상태에 빠질 것으로 진단됐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2~2016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을 논의했다. 이 계획은 최근 급증하는 공공기관의 부채 등 재무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올해 처음 작성됐다. 자산 2조원 이상 공공기관 41개(공기업 22개, 준정부기관 19개)가 대상이다. 이들 41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지난해 444조 4000억원에서 올해 485조 4000억원으로 불어난 뒤 내년에는 532조 3000억원으로 5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부채비율 역시 2011년 207.1%에서 2013년 234.4%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계됐다. 지난 한 해에만 부채비율이 36% 포인트나 상승했다. 공공기관들이 자기자본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뜻이다.
민간기업에서는 부채비율이 150%를 넘으면 투기등급, 200% 이상은 부실기업으로 평가한다. 국내의 주요 공기업들은 이미 부실기업 상태인 셈이다.
●LH·한전·수공 등 부채비율 심각
토지주택공사(LH), 수자원공사 등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의 부채가 203조원으로 전체의 45.7%를 차지했다.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부채비율은 올해 130.1%에서 2015년 152.9%로 악화된다. 부채 문제가 가장 심각한 토지주택공사는 부채비율이 올해 465.0%나 된다. 내년에 469.2%까지 올라간 뒤 점차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286개 전체 공공기관의 부채는 463조 5000억원이었다. 41개 대형 공공기관 부채가 전체의 96% 수준이다. 전체 공공기관의 부채가 41개 대형 기관 수준으로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올해 전체 공공기관 부채는 505조 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2013년 554조 5000억원, 2014년 584조 4000억원에 이어 2015년에는 599조 9000억원으로 600조원에 근접하게 된다. 2006년 전체 공공기관 부채가 226조 8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6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나게 되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사업 구조조정 등 공공기관의 자구노력 강화와 요금 인상, 재정 지원 등이 이뤄진다는 것을 전제로 계획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부채가 정부의 ‘목표치’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개별 공공기관들의 자구 노력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총괄원가가 회수되는 수준으로 요금 현실화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12-09-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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