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행정] ‘주민 역사학도’ 강동구 문화유산답사회
수정 2013-03-29 00:00
입력 2013-03-29 00:00
‘세계유산 암사동’ 주춧돌 괸다
“부여에 있던 백제와 한성백제는 뭐가 다른가요?”“왜 백제인들은 일본으로 많이 넘어갔나요?”
28일 낙화암의 전설을 간직한 충남 부여 부소산성을 찾은 관광객들이 문화유산 해설사 윤순정씨에게 잇따라 질문을 쏟아냈다.
이들은 문화유산에 대한 지식을 키우고자 전국 주요 유적지를 답사하는 ‘주민 역사학도’, 강동구 문화유산답사회 참가자들이다.
강동구는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주민들의 애착심을 키워주고자 2010년 처음 문화유산답사회를 조직했다. 답사회는 한 달에 한 번 주민 40명가량 규모로 전국 유명 유적지 및 박물관을 방문한다.
매번 주제를 정해 관련 현장을 방문하는데 지난해에는 이황과 이이의 발자취가 남은 경기 파주시, 고건축의 매력을 배울 수 있는 충남 예산군 등을 방문했다. 지금까지 답사회에 참가한 주민은 598명에 이른다.
이날 진행된 올해 첫 답사 여행지는 충남 부여군이었다. 주민들은 ‘애상의 백제고도, 부여의 숨결’을 주제로 부소산성 및 낙화암~국립부여박물관~궁남지~능산리고분군 등을 방문했다.
현장에서 주민들은 백제의 역사, 의자왕에 대한 역사적 평가, 백제와 일본의 관계 등에 대해 배웠다. 현장 학습을 위한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함께 참가한 고은혜(37)씨는 “아이가 책에서만 보던 것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어 참 좋다”며 “비용 대비 만족도도 커 기회가 되면 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특히 답사회 프로그램이 구가 추진 중인 서울 암사동 신석기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답사회를 통해 주민들의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 지식의 폭을 넓혀 더불어 암사동 유적을 비롯한 지역 내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도 키운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에 답사 출발·도착지도 암사 유적지로 정해, 그날 방문하는 유적지와 연계해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답사회를 인솔한 정태환 암사동유적관리팀장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강원 양양군 오산리 유적, 부산시 동삼동 패총 등 다른 유적과의 연계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주민들과 그 현장을 답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강동구는 암사동 유적을 주제로 한 전국 규모 문학작품 공모전도 개최한다. 7월 말까지 암사동 유적과 관련된 주제의 시, 시조, 수필, 동화 등을 모집한다. 수상자는 한국작가회의 활동 작가 자격이 주어진다.
글 사진 부여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3-03-2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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