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시와 큰 차이 없어”… 학점관리는 부담
수정 2010-05-27 00:00
입력 2010-05-27 00:00
외교아카데미 도입 이후 학원가
외교통상부가 25일 현행 외무고시제도를 폐지하고 2012년부터 외교아카데미를 통해 외교관을 뽑는다는 내용의 외교관 선발제도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수험가는 담담한 분위기다. 그동안 수차례 예고가 돼 왔고 제2외국어 능통자, 각 분야 전문가 등 새로 생겨난 지원분야를 제외하면 외무고시와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다.

외교아카데미 도입으로 달라지는 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서류전형에서 학점을 표기해야 한다. 현행 외무고시제도에서는 학점을 따로 표기할 필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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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일부 수험생들 사이에선 “외무고시에 더해 학점까지 보면 너무 까다로운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진성 합격의 법학원 부원장은 “재학 중에 외교관에 도전하려는 수험생들은 학점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하므로 도입 초기엔 시험 준비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학점 반영시 대학 간 차이를 어떻게 조율할지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외교부는 7월 공청회를 통해 의견수렴을 거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제2외국어 능통자, 각 분야(에너지·통상·군축·환경·개발·국제법·지역) 전문가 전형이 신설됐다는 점도 기존 외무고시와 차이점이다.
비율은 서류전형 합격자 300명 중 각각 15%(45명), 20%(60명)로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장점을 특화해 서류전형에 통과한 뒤 외교아카데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비교적 쉽게 외교관으로 임용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시험제도 변경이 과도기간 없이 너무 전격적이라는 수험생들의 불만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외시는 내년이 마지막이다. 2012년 시험부터 외교아카데미가 도입되면 수험생들이 새 제도에 적응할 기간은 1년 반 남짓뿐이다. 김택기 부원장은 “필기시험 내용이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해도 엄연히 다른 시스템인데 유예기간이 너무 짧다.”면서 “일정기간 외무고시, 외교아카데미를 병행할 필요가 있는데 성급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2010-05-2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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