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증시 돌아온 외국인, 조선·방산·원전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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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성 기자
최재성 기자
수정 2025-06-02 23:39
입력 2025-06-02 23:39

지난달 10개월 만에 순매수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수혜 주목
조선·방산·원전 종목 20위 내 13개
SK하이닉스·삼성전자 ‘희비’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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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만에 국내 증시로 유턴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조선과 방산, 원자력발전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수혜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를 이끌어 온 반도체 업종에선 삼성전자가 전체 순매도 1위, SK하이닉스가 전체 순매수 1위를 기록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위 5개 종목 중 4개가 원전·조선 업종에 집중됐다. 2위와 3위는 원전 관련주인 두산에너빌리티와 효성중공업으로 각각 4621억원과 3884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HD현대일렉트릭도 다섯 번째로 많은 239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4위는 조선업종 수혜 기대감을 등에 업은 삼성중공업(2730억원)이 차지했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로 1조 475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상위 20개 종목으로 범위를 넓혀도 조선·방산·원전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절반 이상인 13개 종목이 해당 업종에 집중됐다. HD현대미포,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이상 조선) 등이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 현대로템, LIG넥스원(이상 방산), 한국전력, 현대건설, 두산(이상 원전) 등도 수위권에 포진했다.

이들 업종은 모두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수혜업종으로 분류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원전 행보, 중국 제재에 따른 국내 조선 수혜 가능성, 방위비 분담금 확대 기조에 따른 글로벌 군비 증액 등이 각각 영향을 미쳤다.

이들 종목의 선전 아래 코스피는 지난달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세를 기록하며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팔자’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5월 한 달 코스피 시장에서 1조 165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9개월 연속 순매도는 국제 금융위기가 엄습했던 2008년(11개월 연속 순매도) 이후 최장기간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줄곧 글로벌 증시를 짓눌렀던 관세전쟁 우려가 완화됐고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앉으면서 환차익을 노린 자금까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전통의 강자 반도체 업종의 외국인 수급은 희비가 엇갈렸다.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 종목들 중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사들인 반면 삼성전자(1조 2778억원 순매도)를 가장 많이 팔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에도 외국인 순매도 규모 1위(2조 7762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바 있다.



방산·조선 등 업종에 대한 외국인 자금 유입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과 방산은 올해 외국인 선호 분야인데 전 세계적인 구조적 호황까지 맞물려 있다”며 “대선 수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최재성 기자
2025-06-0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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