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 하와이서 ‘합판 전차’ 투입…적군 차량 상대하듯 훈련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11-27 15:25
입력 2025-11-27 15:25

민수용 차량에 덮개 씌워 전차 위장…“저비용 실전형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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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병사들이 하와이 카후쿠 훈련장에서 진행된 ‘JPMRC 26-01’ 회전훈련 중 합판 덮개로 전차 형상을 구현한 ‘모형(OPFOR) 전차’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실제 장갑차 대신 민수용 차량에 전차 모양 구조물을 씌워 전투 상황을 재현했다. 2025년 11월 11일, 하와이. 미 육군 제공
미 육군 병사들이 하와이 카후쿠 훈련장에서 진행된 ‘JPMRC 26-01’ 회전훈련 중 합판 덮개로 전차 형상을 구현한 ‘모형(OPFOR) 전차’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실제 장갑차 대신 민수용 차량에 전차 모양 구조물을 씌워 전투 상황을 재현했다. 2025년 11월 11일, 하와이. 미 육군 제공


미군이 실제 전차 대신 합판으로 만든 전차 모양 덮개를 씌운 차량을 투입해 장갑 위협을 재현하는 실전 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미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블로그는 26일(현지시간) “미 육군이 하와이에서 진행된 ‘태평양 합동·다국적 실전훈련센터(JPMRC) 26-01’ 훈련에서 합판 전차를 운용했다”고 보도했다. 군 당국은 해당 장비를 ‘적군 전차 모의 세트’(opposing force tank simulation set)로 부르며 대규모 훈련에서 장갑 위협을 경제적으로 재현하기 위한 실전형 도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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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이 하와이 카후쿠 훈련장에서 진행한 ‘JPMRC 26-01’ 회전훈련 중 합판 구조물로 전차 형상을 구현한 모형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실제 전차 대신 험비나 픽업트럭 위에 덮개를 씌워 전차 윤곽만 재현한 ‘적군 전차 모의 세트’다. 2025년 11월 11일, 하와이. 미 육군 제공
미 육군이 하와이 카후쿠 훈련장에서 진행한 ‘JPMRC 26-01’ 회전훈련 중 합판 구조물로 전차 형상을 구현한 모형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실제 전차 대신 험비나 픽업트럭 위에 덮개를 씌워 전차 윤곽만 재현한 ‘적군 전차 모의 세트’다. 2025년 11월 11일, 하와이. 미 육군 제공


미 육군이 투입한 모형 전차는 특정 기종을 본뜬 복제형이 아니다. 험비나 민수용 픽업트럭 위에 목재 구조물을 씌운 형태로 전차 윤곽만 재현했으며, 병사들은 이를 적 전차로 인식하고 전술 전개와 정찰·식별·교전 절차를 실전처럼 점검했다.

현지 군 관계자는 디펜스 블로그에 “실제 차량의 수명을 보호하면서도 더 큰 규모의 적 전력을 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펜스 블로그는 “이 같은 저비용 훈련 방식은 물류·정비 부담을 줄이며 다양한 적 위협을 조성해 훈련의 현실성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JPMRC 26-01 회전훈련은 2026 회계연도의 첫 번째 순환훈련이다. 미군과 다국적 병력은 복합 지형에서 실전 대응 능력을 점검하고자 하와이 오아후섬의 스코필드 병영과 카후쿠 훈련장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회전훈련마다 가상의 적군을 설정해 병사들의 대응 능력을 검증하며 이번 회전에서는 실제 차량·무인기·센서·즉석 제작 차량 등을 결합한 종합 전투 훈련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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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에 배치된 우크라이나의 가짜 레오파르트 2A4 전차. 합판과 금속 판넬로 외형만 구현한 디코이(기만용 모형)로, 러시아군의 포격과 드론 공격을 유도하기 위한 장비다. 자료사진
전장에 배치된 우크라이나의 가짜 레오파르트 2A4 전차. 합판과 금속 판넬로 외형만 구현한 디코이(기만용 모형)로, 러시아군의 포격과 드론 공격을 유도하기 위한 장비다. 자료사진


유럽과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도 합판·금속 구조물 또는 팽창식 디코이를 이용해 적 전력을 모사한다. 여기서 팽창식 디코이는 공기를 주입해 전차·미사일 발사대·항공기 등의 형상을 만드는 군용 풍선으로 정찰·공습을 속이거나 훈련용 적 전력으로 활용된다.



지난 5월 영국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디코이 전술이 특히 두드러졌다. 영국은 조립식 ‘이케아 스타일’ 가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해 현지에서 빠르게 조립·전개하게 했으며, 일부 디코이는 열 발생 장치와 전자신호 발생 장치를 결합해 드론 정찰이나 전자 감지로도 진짜 무기와 구별하기 어렵게 설계했다. 이런 기만전술은 적의 고가 무기와 탄약을 낭비하게 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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