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꺼지고 퇴장”…中 무대서 日가수 공연 강제 중단 [포착]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11-30 17:51
입력 2025-11-30 15:03

중국 ‘반다이 남코 페스티벌’서 ‘원피스’ 가수 오쓰키 마키 공연 도중 조명 꺼져
하마사키 아유미 등 日스타 공연 잇단 취소…日 “사실상 ‘한일령’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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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상 플랫폼 ‘더우인’에서 확산된 장면. 상하이 ‘반다이 남코 페스티벌 2025’ 무대에서 일본 가수 오쓰키 마키(가운데)가 공연 도중 노래를 중단당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출처=더우인
중국 영상 플랫폼 ‘더우인’에서 확산된 장면. 상하이 ‘반다이 남코 페스티벌 2025’ 무대에서 일본 가수 오쓰키 마키(가운데)가 공연 도중 노래를 중단당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출처=더우인


일본 가수들의 중국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도중에 중단되면서 일본 내에서는 중국이 일본 대중문화를 겨냥한 ‘한일령’을 본격화했다는 우려가 커진다.

상하이 공연 도중 ‘조명 꺼지고 음악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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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반다이 남코 페스티벌 2025’ 무대에서 일본 가수 오쓰키 마키의 공연 도중 갑자기 조명이 꺼지고 음악이 멈춘 순간. 출처=엑스
상하이 ‘반다이 남코 페스티벌 2025’ 무대에서 일본 가수 오쓰키 마키의 공연 도중 갑자기 조명이 꺼지고 음악이 멈춘 순간. 출처=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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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중단된 뒤 무대 조명이 다시 켜지고 제작진이 올라와 오쓰키 마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고 함께 무대 밖으로 이동하는 장면. 출처=엑스
공연이 중단된 뒤 무대 조명이 다시 켜지고 제작진이 올라와 오쓰키 마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고 함께 무대 밖으로 이동하는 장면. 출처=엑스


30일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은 애니메이션 ‘원피스’ 주제가를 부른 가수 오쓰키 마키가 지난 28일 상하이 ‘반다이 남코 페스티벌 2025’ 무대에서 공연을 중단당했다고 보도했다. 조명이 꺼지고 음악이 멈추자 무대 관계자들이 다가와 퇴장을 지시했고 오쓰키는 노래를 마치지 못한 채 무대를 내려왔다.

소속사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공연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29일 예정된 출연도 같은 이유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페스티벌은 30일까지 이어질 계획이었지만 전날 주최 측이 전면 중지했다. 모모이로 클로버Z 등 다른 일본 아이돌 그룹의 무대도 무산됐다.

산케이신문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에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일본 콘텐츠 배제 움직임이 확산한다”고 분석했다.

잇따른 공연 취소, “문화 갈등으로 번져”하마사키 아유미의 상하이 공연도 같은 시기에 무산됐다. 요미우리신문과 닛테레뉴스에 따르면 하마사키는 공연 하루 전날 중국 주최사로부터 “불가항력 요인”을 이유로 중지 통보를 받았다. 그는 소셜미디어(SNS)에서 “믿기 어렵고 말도 안 된다”고 적었다.

이 밖에 가수 유즈, 피아니스트 우에하라 히로미의 공연이 취소됐고 영화 ‘일하는 세포’와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중국 개봉도 연기됐다. 요시모토흥업 공연과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뮤지컬 등도 모두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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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025년 11월 18일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마오 대변인은 일본과의 관계 등을 언급했다. EPA 연합뉴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025년 11월 18일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마오 대변인은 일본과의 관계 등을 언급했다. EPA 연합뉴스


닛테레뉴스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25일 브리핑에서 “공연 중단의 원인은 다카이치 총리의 잘못된 대만 발언이 중국 인민의 감정을 상하게 했기 때문”이라며 일본에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 일본 언론은 “정치 갈등이 문화 교류까지 번진다”고 지적했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오쓰키 측의 사과문을 인용해 “공연 중단 이후 29일과 30일 예정된 모든 일본 아티스트 무대가 취소됐다”고 전했다. 현지 SNS에는 오쓰키가 무대에서 퇴장하는 영상이 퍼지면서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는 반응이 나온다.

日 “치안 악화 근거 없다”…업계 “중국 리스크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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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025년 11월 25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025년 11월 25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산케이신문은 중국 정부가 일본 여행 자제령의 근거로 내세운 ‘일본 내 치안 악화’ 주장이 통계적으로 근거가 약하다고 반박했다. 흉악범죄 피해자 중 중국인 사건은 2023년 48건, 2024년 45건, 올해 10월까지 28건으로 감소 추세라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사태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일 관계 악화가 문화 영역으로 확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대중문화 평론가 마쓰타니 소이치로는 “2016년 사드(THAAD) 배치 당시 한국 콘텐츠가 겪은 금지 조치가 일본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동남아 등 대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연 보험과 환불 절차를 정비하고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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