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북한군 자꾸 넘어오는데…북, DMZ 방어선 대규모 보강하는 이유는?

송현서 기자
송현서 기자
수정 2025-11-27 17:53
입력 2025-11-2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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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전역에서 방어선을 새로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24년 4월부터 2025년 6월까지 건설된 방어선은 파란색, 2025년 6월부터 11월까지 건설된 방어선은 주황색으로 표시. 구글 어스 제공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전역에서 방어선을 새로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24년 4월부터 2025년 6월까지 건설된 방어선은 파란색, 2025년 6월부터 11월까지 건설된 방어선은 주황색으로 표시. 구글 어스 제공


북한이 최근 5개월간 비무장지대(DMZ) 내에 방어시설을 강화하는 등 대남 움직임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26일(현지시간) “민간 위성 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2024년 4월 DMZ 일대에 방어시설을 구축하는 광범위한 공사를 시작했으며 이 중 42%는 올해 6월 이후에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해당 공사는 DMZ의 나무를 제거하고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새 방벽, 울타리, 대전차 장애물 등을 설치하는 작업을 포함한다.

NK뉴스의 프리미엄 서비스 NK프로는 “이 일대 작업은 지난해 봄부터 겨울까지 약 68㎞ 구간에서 이뤄졌고, 올해 6월 공사를 재개해 약 5개월간 87㎞ 공사를 마쳤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올해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 공사 속도를 높였음을 보여준다.

이어 “북한의 이러한 최근 활동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작년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며 헌법을 개정해 영토 경계를 ‘합법적이고 정확하게’ 규정할 것을 주문한 것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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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는 지난해 12월 23일 최근 북한군 동향 언론 브리핑을 통해 북한군이 최전방 군사분계선과 북한한계선 일대에서 철책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북한군들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모닥불을 피운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합동참모본부는 지난해 12월 23일 최근 북한군 동향 언론 브리핑을 통해 북한군이 최전방 군사분계선과 북한한계선 일대에서 철책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북한군들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모닥불을 피운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또 “최근 몇 주간 북한 병력 수천 명이 DMZ 숲에서 급속도로 건설을 진행 중”이라며 “이는 북한이 국경의 나머지 25% 구간에 여전히 새로운 시설을 건설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7일 우리 정부는 북한군이 MDL을 넘어오는 상황이 지속해 발생하고 있다며, MDL 기준선 설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북한에 공식 제안했다. 북한은 이에 아무런 응답도 보내지 않고 있다.

반세기 넘게 방치된 MDL 표지판, 제 기능 못 해국방부가 북한에 MDL 기준선 설정 논의를 제안한 것은 반세기 넘게 방치된 MDL 표지판 때문이다.

남북 간 경계를 표시하는 MDL 표지판은 1973년 이후로 대부분 유실되거나 부식되는 등 손상이 심각한 상태다. 표지판이 제 기능을 못 하다 보니 MDL 주변에서 한국으로 넘어오던 북한군이 발견되는 등 군사적 긴장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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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분계선 표지판 자료사진. 연합뉴스
군사분계선 표지판 자료사진. 연합뉴스


군에 따르면 당초 표지판은 한반도 허리를 가로지르는 250㎞ 길이의 MDL에서 약 500m 이내 간격으로 총 1200여개가 설치됐으나, 현재는 200여개만 제대로 식별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한 측은 표지판 식별이 불가능한 지형에서는 자체적으로 가상의 경계선을 정해놓고 이를 MDL로 준용하고 있는데, 문제는 일부 경계선에 대한 남북 간 인식 차이가 발생하면서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군 당국은 “북한군의 MDL 침범은 지난해에는 10회 미만이었지만, 올해는 10회 이상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8월 19일 MDL 인근에서 보수 작업을 하던 북한군 30여명이 MDL 이남으로 침범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다시 북측으로 돌아갔다.

국방부 관계자는 “50여년간 방치되면서 MDL 표지판이 주변 나무나 풀에 가려 보이지 않거나, 폭우로 유실되는 등 손상이 심해졌다”며 “MDL에 대한 남북 간 인식 차이로 군사 긴장이 고조되다 보니 그걸 완화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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