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까기’ 눈속임 골프 치고, 풍력 발전 음모론 꺼내고… 트럼프 ‘기행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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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수정 2025-07-29 00:57
입력 2025-07-29 00:57

캐디가 공 치기 좋은 위치에 흘려줘
부정 플레이 영상에 누리꾼들 조롱

EU 수장 만날 땐 ‘풍력발전기’ 비난
“고래들 미치게 해… 美엔 안 세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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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의 본인 소유 턴베리 리조트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슬쩍 다른 공을 놓고 치는 이른바 ‘알까기’를 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캐디로 보이는 남성 2명이 빠르게 트럼프 대통령이 탄 카트를 앞질러 공을 찾는 척 살피는 모습. 가운데 사진에서는 한 남성이 주머니에서 공을 하나 꺼내 벙커 앞 비교적 잔디가 짧게 자란 곳에 내려놓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후 카트를 몰고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이 태연하게 공에 다가가고 있는 장면. 엑스(X)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의 본인 소유 턴베리 리조트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슬쩍 다른 공을 놓고 치는 이른바 ‘알까기’를 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캐디로 보이는 남성 2명이 빠르게 트럼프 대통령이 탄 카트를 앞질러 공을 찾는 척 살피는 모습. 가운데 사진에서는 한 남성이 주머니에서 공을 하나 꺼내 벙커 앞 비교적 잔디가 짧게 자란 곳에 내려놓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후 카트를 몰고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이 태연하게 공에 다가가고 있는 장면.
엑스(X) 캡처


스코틀랜드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정 골프’와 “풍력발전이 고래를 죽인다”는 검증되지 않은 발언으로 또 입길에 올랐다.

27일(현지시간) 엑스(X)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스코틀랜드의 본인 소유 턴베리 리조트 골프장에서 라운딩하는 영상이 확산됐다.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카트를 운전해 벙커 앞에 멈춰 선다. 동시에 두 명의 캐디가 카트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 옆을 지나가는데 이 중 한 명이 벙커 근처에서 골프공 하나를 슬쩍 뒤로 흘린다. 의도적인 부정행위인 속칭 ‘알까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보고도 태연하게 카트에서 내려 공을 치려고 자세를 잡는다.

이 영상은 27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또 다른 영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페어웨이 근처에서 아예 직접 공을 떨어뜨리고 플레이를 하기도 한다. 그는 골프 실력이 수준급이지만 부정 플레이 논란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커맨더 앤 치프’(군 최고통수권자)를 비꼰 ‘커맨더 인 치트’(최고사기꾼)라는 조롱이 나왔다. X에서도 “그는 어떤 것도 공정하게 하지 않는다”, “그가 골프 코스를 소유했다는 사실이 더 웃긴다” 등의 반응이 쇄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라운딩 이후 턴베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기자들을 만나 풍력발전기에 대해 강한 비난을 쏟아 내기도 했다.

그는 “(골프장에서) 지평선을 바라보면 18번 홀 끝에 풍력발전기 9개가 보인다. 이건 정말 창피스러운 일이 아니냐”고 말했다. 재생에너지에 부정적인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 지역의 어떤 곳에는 지난 20년간 고래 1~2마리가 해안에 떠밀려 온 적이 있고, 최근엔 단기간에 18마리가 떠밀려 왔다”며 “그것(풍력발전기)이 고래들을 미치게 만든다. 새를 죽이고 소음도 낸다. 미국에는 풍력발전기가 절대 세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막무가내 주장을 펼쳤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무역 협상을 위해 턴베리까지 급히 달려간 뒤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풍력발전기의 폐해를 격렬히 비난하는 것을 끝마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고 꼬집었다.

이재연 기자
2025-07-2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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