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법원 “동종 전과 있고 반성 없어” 인터넷 생방송에 피해 장면 고스란히 피해자, 3년 전 인도서도 성추행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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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이스탄불 여행 중인 한국인 여성 A씨의 신체를 더듬은 70대 현지 남성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 6월 인터넷 생방송 중이던 A씨의 카메라에 포착된 가해 남성이 손을 잡아 끌어 입맞춤하는 모습(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레딧 캡처
한국인 여성이 최근 튀르키예 여행 중 대낮 대로변에서 현지 남성으로부터 신체 접촉과 성행위 제안 등 성범죄 피해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가해 남성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일간 휘리예트, 줌후리예트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4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아나톨리아 제54형사법원에서 열린 71세 남성의 성추행 혐의 재판에서 법원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피고인은 “여성이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오해가 있었다”며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아내 생각만 한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그러나 피고인에게 여러 차례 동종 전과가 있으며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감형 없는 징역 4년을 선고하고 구금 상태를 유지하도록 명령했다.
성추행 사건은 지난 6월 6일 이스탄불 아시아지구가 시작되는 카디쿄이 지역 거리에서 벌어졌다.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 등에서 주로 영어로 방송하는 20대 한국인 여성 스트리머 A씨는 당시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산책 생방송을 진행 중이었는데 70대 노인이 다가오더니 치근대기 시작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 여행 중인 한국인 여성 A씨의 신체를 더듬은 70대 현지 남성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 6월 A씨의 인터넷 생방송 중 가해 남성이 주먹을 쥐고 흔들며 음란한 손짓을 하는 모습(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레딧 캡처
실시간으로 생중계된 영상을 보면 접근해온 남성은 A씨의 손을 잡더니 들어올려 자신의 입에 가져다고 손등에 입맞춤했다. 당황한 A씨는 초록불이 들어온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남성에게 “잘 가라”며 영어로 인사했다.
그러나 남성은 이후에도 따라붙으며 튀르키예어로 계속 말을 걸어왔다. A씨가 “튀르키예어는 못 한다”며 못 알아듣겠다는 의사를 표현하자 남성은 음란한 손짓을 해보였다. 생방송을 보고 있던 튀르키예 시청자들은 채팅으로 ‘노인이 성행위를 하자고 하고 있다’고 알려줬다.
남성은 A씨가 호응하지 않자 카메라를 보고 있던 A씨의 뒤로 가더니 엉덩이를 만진 후 자리를 떠났다.
해당 피해 장면이 담긴 영상은 튀르키예 소셜미디어(SNS) 등에 빠르게 확산했고 현지에서 관련 보도가 이어지며 가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사건 발생 보름여 후 열린 재판에서 튀르키예 검찰은 피고인에 대해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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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인도 뭄바이 거리에서 인터넷 생방송을 하던 A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접근한 남성들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고 있는 모습. 이 장면은 인도 소셜미디어(SNS)에서 크게 화제가 돼 현지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트위터 캡처
한편 A씨는 약 3년 전인 2022년 11월 인도 뭄바이 여행 중에도 현지 남성들로부터 비슷한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피해 장면이 담긴 영상은 현지 SNS에서 크게 화제가 됐고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
당시 뭄바이 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 만에 19세와 20세 남성 2명을 성추행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밤길을 걷고 있던 A씨에게 접근해 오토바이에 타라고 요구하고 목에 손을 대고 입맞춤 시도를 한 혐의 등을 받았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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