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무기 시험 재개’ 지시 여파…美 방산·핵기술주 엇갈린 반응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10-31 12:07
입력 2025-10-31 12:07

BWX테크놀로지스 장후 2%↑…허니웰·노스럽은 하락 마감
“핵시험 재개 시 핵 인프라 기업 수혜 가능성 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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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 방문 중 핵무기 시험 재개 지시를 발표해 국제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 방문 중 핵무기 시험 재개 지시를 발표해 국제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3년 만에 핵무기 시험 재개를 지시하자 미국의 핵무기 인프라를 담당하는 주요 방산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국방부가 핵무기 시험 절차에 착수하면 미국 내 핵무기 시험시설과 지원 인프라를 운영하는 소수 전문 기업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신규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마친 뒤 부산으로 이동하던 마린원 헬기 안에서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해당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게시 시각은 한국시간으로 30일 오전 10시 4분(미 동부시간 29일 오후 9시 4분)이었다.

미국은 1992년 이후 핵무기 폭발 시험을 중단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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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7월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 핵시험장에서 실시된 지하 핵폭발 시험 ‘세던(Sedan)’의 폭발 장면.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국(NNSA)은 이 시험을 분화구 형성(cratering) 실험의 목적으로 진행했으며, 폭발 위력은 104킬로톤에 달했다. NNSA 제공
1962년 7월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 핵시험장에서 실시된 지하 핵폭발 시험 ‘세던(Sedan)’의 폭발 장면.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국(NNSA)은 이 시험을 분화구 형성(cratering) 실험의 목적으로 진행했으며, 폭발 위력은 104킬로톤에 달했다. NNSA 제공


“핵시험 재개, 정부 예산 ‘직격탄’ 될 수도”방산 분석업체 고비니(Govini)는 “핵무기 시험 재개는 단순한 정치적 신호가 아니라, 핵 시험장 건설과 운영, 엔지니어링 지원 기업들에 대규모 정부 자금이 투입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타라 머피 도허티 고비니 최고경영자(CEO)는 “핵무기 시험 재개는 정치·외교뿐 아니라 산업에도 거대한 파급을 일으킬 것”이라며 “시험장 건설과 운영을 맡은 기업들이 정부 예산의 직접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으로 허니웰 인터내셔널과 BWX테크놀로지스, 추가치(Chugach) 알래스카, 제이컵스 솔루션스, 멜(Mele) 어소시에이츠, 제너럴 아토믹스를 꼽았다.

“정책 수혜 기대에도 종목별 온도 차”국내 증권 플랫폼에 따르면 관련 방산·핵기술주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핵연료 및 핵물질 가공을 담당하는 BWX테크놀로지스는 30일 정규장에서 0.05% 상승한 213.8달러(약 30만 5691원)로 마감했고 장후거래(After-Market)에서는 1.96% 추가 상승해 218달러(약 31만 1740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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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주 웨스트체스터에 있는 허니웰(Honeywell) 제조 공장 전경. 허니웰은 핵무기 시험시설 운영과 방산 기술을 담당하는 주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123RF
미국 오하이오주 웨스트체스터에 있는 허니웰(Honeywell) 제조 공장 전경. 허니웰은 핵무기 시험시설 운영과 방산 기술을 담당하는 주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123RF


반면 나스닥 상장사 허니웰 인터내셔널은 0.5% 하락한 200.11달러(약 28만 6157원)로 마감했으며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 노스럽 그러먼은 1.09% 하락한 578.6달러(약 82만 7398원)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노스럽은 장후거래에서 0.2% 반등해 579.75달러(약 82만 8984원)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핵무기 시험 재개 가능성이 BWX테크놀로지스와 같은 핵 인프라 기업에 실질적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형 방산주는 단기 실적 부담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려 종목별 온도 차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형 ICBM ‘센티넬’과 연계…핵전력 현대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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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센티넬’ 렌더링 이미지. 출처=노스럽 그러먼
미국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센티넬’ 렌더링 이미지. 출처=노스럽 그러먼


핵무기 시험 재개는 미국이 추진 중인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현대화 사업과도 맞물린다.

노스럽 그러먼은 2020년 미 공군과 단독 계약을 맺고 신형 ‘센티넬’ ICBM을 개발하고 있다.

록히드 마틴, 제너럴 다이내믹스, 벡텔, 허니웰, 에어로제트 로켓다인, 텍스트론 등이 주요 하도급 업체로 참여 중이다.

이 사업은 1970년 배치된 ‘미니트맨-Ⅲ’를 대체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총 634기의 신형 미사일과 개발·시험용 25기를 제작한다.

로이터는 “핵무기 시험 재개 명령이 이 현대화 계획의 추가 실험 수요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핵시험, 산업엔 기회…세계 안보엔 부담”워싱턴 국방업계 관계자들은 “핵무기 시험이 재개되면 미국의 핵무기 관리 체계가 다시 가동될 것”이라면서도 “비확산 체제 붕괴로 국제 반발이 커질 경우 방산업계의 정치적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기 때도 핵전력 현대화에 1조 달러(약 1429조 원) 이상을 투입했다. 이번 지시로 추가 예산이 편성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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