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유사 성인용 인형’ 판매 논란…프랑스, 쉬인에 “시장 퇴출” 경고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11-05 14:06
입력 2025-11-05 14:06

첫 상설매장 오픈 앞두고 여론 급랭…프랑스 정부 “아동 착취 근절은 타협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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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BHV 마레 백화점 앞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쉬인(Shein) 온라인몰에서 판매된 ‘아동 유사 성인용 인형’ 사진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쉬인은 이곳에 전 세계 첫 상설 매장을 열 예정이다. 2025년 11월 3일. AP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BHV 마레 백화점 앞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쉬인(Shein) 온라인몰에서 판매된 ‘아동 유사 성인용 인형’ 사진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쉬인은 이곳에 전 세계 첫 상설 매장을 열 예정이다. 2025년 11월 3일. AP 연합뉴스


중국계 패스트패션 기업 쉬인이 아동을 연상케 하는 성인용 인형을 판매해 논란이 일자 프랑스 정부가 강력한 제재를 경고했다.

프랑스 정부는 “같은 제품이 다시 판매되면 쉬인의 프랑스 내 영업 자체를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심각하고 용납 불가한 사안”…쉬인 “전면 금지·전수조사 착수”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쉬인이 논란이 된 ‘아동 유사 성인용 인형’의 전 세계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소비자보호감독기관이 문제의 제품을 적발해 검찰에 넘긴 뒤 쉬인은 “내부 통제 실패였다”며 긴급 조치에 나섰다.

캉탱 뤼파 쉬인 프랑스 대변인은 “이번 사태는 심각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프랑스 당국이 요구하면 구매자 명단까지 공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와 완전한 투명성으로 협조하겠다”며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절차와 거버넌스를 전면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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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비자보호당국이 문제 삼은 쉬인(Shein) 온라인몰의 ‘아동 유사 성인용 인형’ 제품 이미지. 약 70㎝ 크기의 인형이 어린이의 얼굴과 자세를 모방해 제작돼 논란이 일었다. 프랑스 당국은 “아동 포르노물에 해당할 수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쉬인
프랑스 소비자보호당국이 문제 삼은 쉬인(Shein) 온라인몰의 ‘아동 유사 성인용 인형’ 제품 이미지. 약 70㎝ 크기의 인형이 어린이의 얼굴과 자세를 모방해 제작돼 논란이 일었다. 프랑스 당국은 “아동 포르노물에 해당할 수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쉬인


데일리메일은 문제의 인형이 약 76㎝ 크기에 곰 인형을 안고 있었으며 제품 설명에 노골적인 성적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도널드 탕 쉬인 회장은 “아동 착취 근절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제삼자 판매자의 상품이었지만 회사 차원에서 직접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여론 급랭…“쉬인은 아동 포르노 공범”논란은 프랑스 사회 전반으로 번졌다.

사라 엘 아이리 프랑스 아동청소년고등판무관은 “이런 인형은 소아성범죄자들이 실제 아동을 학대하기 전에 ‘연습용’으로 사용하는 물건”이라며 “아동에게 직접적 위협이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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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BHV 마레 백화점 앞에서 시민들이 쉬인이 판매한 ‘아동 유사 성인용 인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쉬인은 아동 포르노 공범”, “수치심을 가려선 안 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쉬인은 이곳에 첫 상설 매장을 열 예정이다. 2025년 11월 3일. 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BHV 마레 백화점 앞에서 시민들이 쉬인이 판매한 ‘아동 유사 성인용 인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쉬인은 아동 포르노 공범”, “수치심을 가려선 안 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쉬인은 이곳에 첫 상설 매장을 열 예정이다. 2025년 11월 3일. 로이터 연합뉴스


파리 시내 BHV 백화점 앞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쉬인은 아동 포르노의 공범”, “이 수치를 감출 수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BHV를 운영하는 SGM그룹의 프레데릭 멀랭 회장도 “이런 제품이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팔린다는 사실 자체가 역겹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쉬인과의 협업을 중단하려 했지만, 프랑스 당국과의 적극적 협조 의지를 보고 일단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 역시 SNS에서 “쉬인의 매장 개점은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파리의 정책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정부 “재판매 시 즉각 차단”…수사 확대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롤랑 레스퀴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 같은 일이 재발하면 쉬인의 프랑스 내 플랫폼 접근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파리 검찰청은 쉬인 외에도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위시 등 온라인몰을 대상으로 ‘미성년자에게 접근 가능한 음란물 유포’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프랑스 당국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도 유사 제품을 발견했다며 관련 수사를 확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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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BHV 마레 백화점 외벽에 쉬인(Shein) 그룹 도널드 탕 회장과 SGM그룹 프레데릭 멀랭 회장의 사진이 담긴 대형 포스터가 걸려 있다. 쉬인은 이곳에 자사 첫 상설 매장을 개점할 예정이다. 2025년 11월 3일. 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BHV 마레 백화점 외벽에 쉬인(Shein) 그룹 도널드 탕 회장과 SGM그룹 프레데릭 멀랭 회장의 사진이 담긴 대형 포스터가 걸려 있다. 쉬인은 이곳에 자사 첫 상설 매장을 개점할 예정이다. 2025년 11월 3일. 로이터 연합뉴스


로이터와 WP는 쉬인이 이번 사태로 프랑스 내 첫 상설 매장 개점을 앞두고 여론이 급랭했다고 전했다.

일부 입점 브랜드는 계약을 철회했고 디즈니랜드 파리는 협업을 중단했다.

초저가 모델에 쏠린 비판…‘윤리·책임’ 시험대 오른 쉬인쉬인은 “오프라인 매장은 시험 운영 형태로 지역 일자리 200개 창출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지만 프랑스 사회는 쉬인의 초저가·초고속 생산 모델이 윤리와 지속가능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프랑스 의회는 하루 1000종 이상의 신상품을 내놓는 플랫폼을 규제하는 ‘패스트패션 법안’을 준비 중이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쉬인은 광고 금지와 판매당 과징금 부과 등 강력한 제재를 받는다.

레스퀴르 장관은 “이들 기업은 유럽의 윤리와 생태적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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