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미스 유니버스 참가자에 “멍청하다” 공개 질책…전년도 우승자, 항의 표시로 퇴장 [포착]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11-05 16:06
입력 2025-11-05 16:06

미스 멕시코 “나는 인형이 아니다”… 공개 질책 파문에 전년도 우승자까지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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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도 미스 유니버스 우승자 빅토리아 테일비그(왼쪽)가 미스 멕시코에 대한 공개 질책에 항의하며 퇴장 의사를 밝히고 있다. 같은 시각 태국 방콕 행사장에서는 일부 참가자들이 자리를 떠나자 이사라그리실 부사장이 “멈춰, 앉아라”고 외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틱톡
전년도 미스 유니버스 우승자 빅토리아 테일비그(왼쪽)가 미스 멕시코에 대한 공개 질책에 항의하며 퇴장 의사를 밝히고 있다. 같은 시각 태국 방콕 행사장에서는 일부 참가자들이 자리를 떠나자 이사라그리실 부사장이 “멈춰, 앉아라”고 외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틱톡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2025 예비 행사에서 조직위원회 고위 인사가 참가자를 공개 질책해 파문이 일었다고 미국 USA투데이와 영국 데일리메일, 스페인계 매체 올라가 일제히 보도했다.

“SNS 게시 거부가 불씨”… 공개 질책으로 번진 오해사건의 발단은 단순한 요청이었다. 조직위가 출전자들에게 대회 홍보용 게시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라고 하자 미스 멕시코 파티마 보쉬는 “공식 게시 전에는 자국 책임자 조지 피게로아와 먼저 상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나타트 이사라그리실 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부사장은 이를 협조 거부로 받아들였고 이후 행사 중 보쉬를 공개적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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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예비 행사에서 나타트 이사라그리실 부사장이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그는 미스 멕시코의 스폰서 촬영 불참 문제를 거론하며 공개 질책했고, 이후 논란이 커지자 보안요원에게 퇴장을 지시했다. 틱톡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예비 행사에서 나타트 이사라그리실 부사장이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그는 미스 멕시코의 스폰서 촬영 불참 문제를 거론하며 공개 질책했고, 이후 논란이 커지자 보안요원에게 퇴장을 지시했다. 틱톡


이사라그리실은 보쉬를 일으켜 세우며 “멍청하다”고 말했고 참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 질책을 이어갔다. 보쉬가 “여성으로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항의하자 그는 보안요원에게 “데리고 나가라”고 지시했다.

보쉬는 “나는 인형이 아니다. 여성과 소녀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며 굴하지 않았다. 그는 “나는 한 나라를 대표해 왔고 당신도 나에게 같은 존중을 보여야 한다”고 맞섰다. 현장에 있던 다른 참가자들과 일부 스태프는 이사라그리실에게 “그만하라”고 말했으나 그는 언성을 높이며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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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예비 행사에서 미스 멕시코가 공개 질책을 받자 일부 참가자들이 항의 표시로 일어섰다. 영상에는 전년도 우승자 빅토리아 테일비그가 “이건 여성의 권리 문제”라며 퇴장을 선언하는 장면과, 이사라그리실 부사장이 마이크를 들고 “멈춰, 앉아라”고 외치는 모습이 함께 담겼다. 틱톡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예비 행사에서 미스 멕시코가 공개 질책을 받자 일부 참가자들이 항의 표시로 일어섰다. 영상에는 전년도 우승자 빅토리아 테일비그가 “이건 여성의 권리 문제”라며 퇴장을 선언하는 장면과, 이사라그리실 부사장이 마이크를 들고 “멈춰, 앉아라”고 외치는 모습이 함께 담겼다. 틱톡


이때 보쉬가 가장 먼저 조용히 짐을 챙겨 행사장을 떠났고 전년도 우승자인 빅토리아 테일비그가 곧바로 뒤따랐다. 미스 이라크와 미스 보나이르 등 다른 참가자들도 연대의 뜻을 보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 장면은 미스 유니버스 태국 공식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됐다. 테일비그는 “이건 여성의 권리 문제”라며 “누군가를 공개적으로 모욕하는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직위 “악의적 행위”… 태국 감독직 제한·법적 조치 검토논란이 확산하자 조직위는 긴급 성명을 냈다. 라울 로차 칸투 회장은 영상 메시지에서 “이사라그리실은 여성 참가자를 모욕하고 위협했으며 보안을 동원해 침묵시키려 했다”며 “이는 악의적 행위이며 심각한 위신 손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참가자를 지원하고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그의 역할을 제한하고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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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멕시코 파티마 보쉬가 공개 질책 직후 현지 취재진과 만나 심경을 밝히고 있다. 그는 “나는 인형이 아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여성으로서 같은 존중을 받아야 한다”며 “세계가 이 장면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미스 멕시코 파티마 보쉬가 공개 질책 직후 현지 취재진과 만나 심경을 밝히고 있다. 그는 “나는 인형이 아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여성으로서 같은 존중을 받아야 한다”며 “세계가 이 장면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보쉬는 행사 직후 현지 취재진에게 “나는 태국을 사랑하고 그 문화도 존중한다. 하지만 오늘 그가 한 일은 결코 존중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에게 ‘멍청하다’고 말하며 입을 막으려 했다. 세계는 이것을 봐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사라그리실은 이후 틱톡 생방송에서 “불편했던 사람이 있다면 사과한다”고 했지만 “법적 계약상 의무를 강조한 것”이라며 자기 행동을 정당화했다. 논란은 오히려 커졌다.

멕시코 조직위는 “어떤 여성도 모욕당해서는 안 된다”며 “파티마의 강인함과 품격이 멕시코의 자부심”이라고 밝혔다. SNS에는 “당신의 목소리가 수많은 여성을 대변한다”는 응원 댓글이 이어졌다.

테일비그는 자신의 SNS에 보쉬와 함께한 사진을 올리고 “자신의 가치를 알고 목소리를 지키는 것이 존중의 시작”이라며 “이제 충분하다. 우리의 목소리가 들릴 것이다”고 썼다.

스페인 엘파이스는 “조직 내부의 권위적 문화와 공개 망신 관행이 드러난 사례”라고 보도했다. 현재 미스 유니버스 대회는 태국 기업 JKN글로벌그룹이 운영하고 있다.

뉴질랜드 헤럴드는 “조직위가 이번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면 평판에 장기적인 손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미스 유니버스 본선은 오는 11월 21일 방콕 인근 팍크렛에서 열린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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