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해리 잠항하는 AI 드론” 유럽, 독일 ‘그레이샤크’로 해저 감시망 강화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11-28 14:09
입력 2025-11-28 14:09

러 위협 고조 속 유럽, AI 해저전력 확충 박차
장기 잠항 드론 ‘그레이샤크’, 해저 인프라 보호 전면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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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방산업체 유로아틀라스가 개발한 자율 수중드론 ‘그레이샤크’가 시험 운항 중 수면 아래를 항해하고 있다. 이 드론은 인공지능 기반 자율임무 운영체계(미션 스택)를 통해 해저 케이블 감시, 기뢰 탐색, 잠수함 추적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유로아틀라스 제공
독일 방산업체 유로아틀라스가 개발한 자율 수중드론 ‘그레이샤크’가 시험 운항 중 수면 아래를 항해하고 있다. 이 드론은 인공지능 기반 자율임무 운영체계(미션 스택)를 통해 해저 케이블 감시, 기뢰 탐색, 잠수함 추적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유로아틀라스 제공


유럽의 두 정부가 독일 방산업체 유로아틀라스로부터 군사용 자율 수중드론 ‘그레이샤크’를 구매하기로 계약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계약 규모는 총 1억 유로(약 1699억 원)를 넘으며 러시아 위협 고조에 대응해 유럽 각국이 방위력 강화를 서두르는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브레멘에 본사를 둔 유로아틀라스는 이번 계약이 회사 설립 이후 첫 군납 성과라며 구매국들이 서로 긴밀히 협력하는 두 유럽 동맹국이라고만 밝혔다. 회사 측은 “특수 군사 목적용으로 운용하며 무장은 탑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I 두뇌’ 장착한 장기 잠항형 드론…브라보·폭스트롯 병행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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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 요원이 독일 유로아틀라스의 자율 수중드론 ‘그레이샤크’를 점검하고 있다. 이 드론은 수소연료전지 동력과 AI 기반 자율운항 기술을 결합해 장기간 수중에서 독립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유로아틀라스 제공
잠수 요원이 독일 유로아틀라스의 자율 수중드론 ‘그레이샤크’를 점검하고 있다. 이 드론은 수소연료전지 동력과 AI 기반 자율운항 기술을 결합해 장기간 수중에서 독립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유로아틀라스 제공


그레이샤크는 인공지능(AI) 기반 레벨5 자율운항 시스템을 탑재한 중형 수중드론으로 해저 케이블 감시·기뢰 탐색·잠수함 추적 등 다목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특히 두 가지 파생형으로 나뉘는데, 배터리 전기추진 기반의 ‘브라보’형은 최대 5.5일간 잠항하며 약 1,000해리(약 1,850㎞)를 항속할 수 있고,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폭스트롯’형은 최대 16주간 작전하며 1만1,000해리(약 2만㎞)를 이동할 수 있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블로그는 “유로아틀라스가 현재 브라보형을 운용 중이며 폭스트롯형은 장기 정찰과 극지 작전용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두 모델은 동력체계와 작전 범위에 따라 성능이 10배 이상 차이 난다”고 전했다.

그레이샤크는 수심 650m까지 잠수할 수 있고 소음이 거의 없는 전기추진체계와 비금속 압력선체를 채택해 탐지 회피성이 높다.

또한 17종의 센서를 탑재해 해저 지형 지도 제작과 잠수함 탐지, 해양 인프라 점검을 동시에 수행하며 암호화된 수중통신망으로 다른 드론·함정·지휘소와 데이터를 실시간 공유한다.

유로아틀라스는 “AI 임무 스택(자율임무 운영체계)을 통해 실시간 임무 전환이 가능하다”며 “예컨대 해저 케이블 감시 중 잠수함 신호를 감지할 경우 즉시 탐색 상태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인메탈과 손잡고 ‘해안방어형 드론 체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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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방산업체 유로아틀라스가 공개한 자율 수중드론 ‘그레이샤크’ 브라보형 실물 모형.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운항 기술을 적용해 해저 감시·기뢰 탐색·잠수함 추적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사진=네이벌 뉴스
독일 방산업체 유로아틀라스가 공개한 자율 수중드론 ‘그레이샤크’ 브라보형 실물 모형.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운항 기술을 적용해 해저 감시·기뢰 탐색·잠수함 추적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사진=네이벌 뉴스


미 해군 전문 매체 네이벌 뉴스에 따르면 유로아틀라스와 독일 방산기업 라인메탈은 8월 전략적 동반관계를 체결하고 그레이샤크를 ‘라인메탈 배틀스위트’에 통합하기로 했다.

이 플랫폼은 해상·공중·지상 전장을 하나로 연결하는 AI 기반 통합 지휘 인프라(디지털 통합 기반)로 유럽 해안방어체계의 중심축 역할을 맡는다.

양사는 그레이샤크를 라인메탈의 해안방어 인프라와 통합해 해저 감시·통신 케이블 보호·잠수함 탐지 등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층 방어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향후 특정 임무에 맞춘 맞춤 파생형 공동개발과 유럽 내 생산·보급망 확보도 추진한다.

라인메탈은 “그레이샤크는 다영역 작전(MDO)의 핵심 요소로 유럽 해안방어망 내 자율성과 상호운용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우겐 치엠니예프스키 유로아틀라스 최고경영자(CEO)는 “라인메탈과 에볼로직스(독일 수중 기술 기업)와 함께 ‘AI 해저전장’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의 수중 감시 역량과 자율작전 준비태세를 크게 향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해 잠복·자율 대응 구현”…우크라이나 매체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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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로아틀라스가 개발한 자율 수중드론 ‘그레이샤크’가 해저에서 임무 수행 중 정지 상태로 대기하고 있다. 이 드론은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운항 시스템을 통해 일정 신호나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작동할 수 있다. 유로아틀라스 제공
독일 유로아틀라스가 개발한 자율 수중드론 ‘그레이샤크’가 해저에서 임무 수행 중 정지 상태로 대기하고 있다. 이 드론은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운항 시스템을 통해 일정 신호나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작동할 수 있다. 유로아틀라스 제공


우크라이나 군사 매체 밀리타르니는 그레이샤크가 해저에 잠복한 채 임무 신호에 따라 작동할 수 있는 고도 자율형 플랫폼이라며 “유럽이 추구하는 해저 ISR(정보·감시·정찰) 체계의 실제 구현 단계”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또 “드론이 적 정찰 자산을 탐지하면 능동 센서를 가동해 대응하고 수중통신망을 통해 동료 기체와 전투함에 실시간 정보를 전송한다”고 전했다.

해저 인프라 보호가 새 전장…외신 “전쟁은 수면에서 심해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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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로아틀라스가 개발한 자율 수중드론 ‘그레이샤크’ 브라보형.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운항 기술과 저소음 전기추진체계를 갖춰 해저 감시·기뢰 탐색·잠수함 추적 등 다목적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유로아틀라스 제공
독일 유로아틀라스가 개발한 자율 수중드론 ‘그레이샤크’ 브라보형.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운항 기술과 저소음 전기추진체계를 갖춰 해저 감시·기뢰 탐색·잠수함 추적 등 다목적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유로아틀라스 제공


로이터통신은 “그레이샤크는 해저 케이블 감시와 잠수함 추적, 기뢰 탐색 등 다양한 군사적 목적에 활용될 것”이라며 “러시아 위협이 고조되면서 유럽 각국이 해저 감시 능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펜스 블로그는 “2024년 발트해와 북해에서 잇단 해저 케이블 손상 사건 이후 유럽이 ‘심해 감시망 확충’을 새로운 안보 의제로 설정했다”고 전했다.

또 “그레이샤크는 나토 해양전력망과 연동 가능한 해저 ISR 플랫폼으로 해상에서 심해로 확장되는 혼합형 전쟁 양상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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