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 교수 “AI시대에 아직도 20세기 교육…줄세우기 방식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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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수정 2025-06-27 01:40
입력 2025-06-26 17:41

대학총장 세미나서 미래 교육 강연
“챗GPT, 이미 전문가 수준 능력
지식 넣고 문제 푸는 교육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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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26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대학총장세미나에서 “인공지능(AI)과 한 팀이 되어 협업한다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인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교협 제공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26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대학총장세미나에서 “인공지능(AI)과 한 팀이 되어 협업한다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인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교협 제공


“최근 대학 시험을 챗GPT에게 풀게 했더니 A+ 성적을 받았습니다. 지식을 머리에 넣어 주고 문제 풀이로 확인하는 교육은 이제 의미가 없습니다.”

정재승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교수는 26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주최 하계대학총장세미나에서 인공지능(AI) 시대 대학 교육의 단면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AI와 로봇 시대 대학 교육’을 주제로 발표한 정 교수는 “시험을 보면 챗GPT의 결과물과 학생들의 결과물이 구분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학생 중간·기말 평가는 디지털 기기 없이 소크라테스 문답법처럼 대화로 직접 문답하는 방식으로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AI가 수학이나 생명과학 등 각종 학문의 전문가를 능가하는 정확성을 보여 주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 교육은 여전히 20세기 대량생산 시대 산업 인력을 키우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우리 교육은 지식을 학습하고 다양한 문제를 푼 뒤 한 줄 세우기를 하는데 이런 능력은 AI가 1등”이라며 “학생들이 앞으로 AI에 의해 추월당할 능력을 기르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AI 시대엔 AI로 알 수 없는 ‘나만의 생각’을 갖는 것,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에 답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 그는 “대학을 마치면 AI를 곁에 두고 스스로 생각하는 인재가 되도록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야를 넘는 융합교육과 윤리교육, 인재들을 모아 창조적 결과물을 내는 리더십 교육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참고할 만한 해외 대학 교육도 소개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는 1학년부터 모든 학생이 AI를 도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운다. 정 교수는 “의대의 경우 한국은 수십년간 비슷한 교육과정을 운영하지만 하버드는 최신 생명공학 기술을 적극 반영하며 변화하고 있다”며 “교수들의 강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학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주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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