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실서 자위행위 가르쳐” 성교육 책자 어떻길래… 극우 비난에 회수한 세비야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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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수정 2025-10-18 15:22
입력 2025-10-18 15:07
‘청소년기에 흔한 즐거운 행동’ 설명 지적
사회노동당 주도 시의회 때 제작·배포돼
“좌파 이데올로기” vs “검열 행위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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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세비야시가 배포해오던 성교육 책자가 극우 정당의 비난에 회수 조치됐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사진은 해당 책자 일부(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스페인 세비야시가 배포해오던 성교육 책자가 극우 정당의 비난에 회수 조치됐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사진은 해당 책자 일부(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스페인 남부 세비야에서 시가 배포해오던 성교육 책자가 극우 정당의 비난을 받은 뒤 회수됐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간) 엘파이스가 지역 매체 엘코레오데안달루시아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비야시가 25년 전부터 발행해 지역 초등학교에 배포하고 있는 성교육 책자는 11세 학생을 대상으로 건강한 식습관, 위생 습관, 사고 예방, 평등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책자에 대한 문제가 처음 제기된 건 2022년 스페인 최대 자치지역인 안달루시아 지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한 TV 토론회에서였다.

당시 극우정당 복스(Vox)에서 안달루시아 자치정부 수장 후보로 출마한 마카레나 올로나는 안달루시아 정부가 학생들에게 자위행위가 무엇인지 가르치는 교재를 출판했다며 집권당인 중도우파 인민당(PP) 대표이자 안달루시아 정부 수장 후안 마누엘 모레노를 비난했다.

해당 책자에서 올로나 후보가 문제 삼은 부분은 자위행위를 설명한 부분이었다. 책자에는 ‘자신의 몸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청소년기에 흔한 즐거운 행동이며 이는 자신의 몸을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책자의 해당 부분에는 자위행위 외에도 남녀 성기와 건강한 관계에 있어 상호 동의의 중요성 등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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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세비야시가 배포해오던 성교육 책자가 극우 정당의 비난에 회수 조치됐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사진은 해당 책자 일부.
스페인 세비야시가 배포해오던 성교육 책자가 극우 정당의 비난에 회수 조치됐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사진은 해당 책자 일부.


다만 해당 책자를 발행한 건 안달루시아 정부가 아니라 세비야시로, 시의회 다수당은 인민당이 아닌 중도좌파 사회노동당(PSOE)이었다. 이같은 비난에 당시 사회노동당은 책자와 관련해 “학생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 나이에 따른 신체 변화와 인간관계 등에 대해 성찰하게 돕고, 더 건강하고 성차별적이지 않은 차별 없는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올로나 후보가 직접 언급하기 전까지는 오랫동안 문제없이 학교에 배포돼 오던 책자는, 비난을 받은 지 3년 만인 최근 뒤늦게 회수됐다.

시 측은 다양한 전문가들이 책자 내용을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해명하면서도 시의 책임이 아닌 내용을 계속 게시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회수 조치와 관련해 Vox 세비야시당 대변인은 “(해당 교재는) 성에 관한 좌파 이데올로기에 물들어 있다”며 시의 결정을 환영했다. 반면 사회노동당 측은 이번 회수를 “검열 행위”로 규정하며, “인민당과 합의 과정에서 Vox가 (해당 교재를) 학교에서 회수하도록 강요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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