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셔틀외교로 잘 소통”… 태극기에 이례적 고개 숙여 인사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수정 2025-10-30 23:59
입력 2025-10-30 23:59

존중·공감으로 문 연 첫 정상회담

李 “총리님의 한일 관계 발전 언급
제가 하던 말과 글자 하나 안 달라”
“한일 너무 가까워서 상처 입기도”
다카이치 총리도 많은 공감 표현
강경 보수 이미지 우려 일단 불식
이미지 확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한 후 자리로 향하기 전 태극기에 예를 표하고 있다. 경주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한 후 자리로 향하기 전 태극기에 예를 표하고 있다.
경주 연합뉴스


“총리님께서 하신 말씀, 제가 평소에 하던 말과 놀랍게도 글자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이재명 대통령)

“저와 대통령님 사이에서 잘 소통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30일 상대에 대한 존중과 공감으로 첫 정상회담의 문을 열었다. 이 대통령과 강경 보수 성향의 다카이치 총리 간 케미스트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으나 이날 회담은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 마련된 회담장에 다카이치 총리가 입장하자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웃으며 악수를 했다. 두 정상이 기념촬영을 마치고 회담석으로 돌아갈 때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장에 배치된 태극기를 바라보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통상 정상회담에서는 보기 어려운 이례적 행동으로, 다카이치 총리가 한국에 존중심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지 확대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과 연쇄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경주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과 연쇄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경주 연합뉴스


먼저 모두 발언을 한 이 대통령은 “총리님께서 지난주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일본에 매우 중요한 이웃이고, 한일 관계의 중요성은 지금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말씀하셨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 말씀에 대해 저도 전적으로 공감할 뿐만 아니라 제가 평소에 하던 말과 똑같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놀랍게도 글자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곳 경주는 총리님의 고향인 (일본의) 나라처럼 고대 동아시아의 인적, 문화적 교류를 꽃피우던 중심지”라며 친밀감을 드러내고자 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제가 총리로 취임하고 나서 곧바로 만나 뵐 수 있어 반갑게 생각한다”고 화답하면서 셔틀외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진행된 비공개 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가 나의 꿈을 모두 실현했다”며 “드럼, 스킨스쿠버, 오토바이가 그것”이라고 농담을 던져 다카이치 총리 등이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한일은 앞마당을 공유하는 너무 가까운 사이라 가족처럼 정서적으로 상처를 입기도 하는 것 같다”고 하자 다카이치 총리도 매우 공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회담은 이날 오후 6시 2분부터 41분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김을 좋아하고 한국의 화장품을 사용한다’고 언급한 다카이치 총리의 취향을 고려해 한국의 김과 화장품을 선물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가마쿠라시에서 제작한 바둑알과 바둑통을 선물했다. 바둑을 좋아하는 이 대통령의 기호에 맞춘 선물이었다.

경주 박기석 기자
2025-10-31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닫기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